칼럼

시계소리

시계소리

by 운영자 2020.05.21

- 박일 -

베갯속에서
콩 콩 콩 콩

가슴으로 들어와





잠 안 올 때
괴롭히는
고릴라 한 마리.

계간 『한국동서문학』2020년 봄호에서
<작품설명>

박일 시인의 동시 「시계 소리」는 정말 잠이 오지 않을 때 그 소리가 고릴라 소리처럼 잠을 깨우는 소리로 들린다는 것을 주지하게 만든다. 잠을 자기 위해 두 눈을 감고 베갯속에 마음을 꾹 넣고 있는데, 시침이 돌아가는 소리는 그 어떤 소리보다도 크다.
잠이 안 올 때 괴롭히는 것들은 참으로 많다. 먹고 싶은 과자가 눈에 보인다거나, 놀고 싶은 친구의 얼굴이 보인다거나, 가고 싶은 곳이 생각이 날 때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소풍을 가지 전날 그래서 늦잠을 많이 자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계 소리가 가슴으로 들어와 쿵, 쿵, 쿵, 쿵 소리를 지르며 고릴라처럼 잠을 잘 수 없게 만들었다는 것은 쉽게 잠이 들지 못하는 마음이 오롯이 꿈길로 가고 싶은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밤하늘 별들은 그래서 잠자지 못하는 아이들끼리 밤하늘에 모여 눈만 말똥말똥 뜨고 이야기를 한다고 본다.
시계 소리는 마음에서도 멈추지 않고 돌아가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꿈과 사랑의 시간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일 시인의 시계소리는 그 시간의 소리를 들려주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