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인과 소인

대인과 소인

by 운영자 2020.01.30

학생들을 인솔하여 유명 놀이공원에 갈 기회가 많았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함께 많은 볼거리, 놀거리들이 있어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그런데 그곳에 갈 때마다 눈에 거슬려 바로잡아 주고 싶은 글이 있다. 매표소에 쓰여 있는 ‘대인 OOO원’, ‘소인 OOO원’ 이런 글들이다. ‘대인(大人), 소인(小人)’을 우리말로 풀이하면 ‘큰 사람, 작은 사람’이라는 말인데 우리가 평상시 대화에서 쓰지 않는 말들이며, 각기 다른 뜻으로도 풀이될 수 있어 이래저래 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놀이공원뿐 아니라 미술관, 전시관, 박물관 등이나 목욕탕, 찜질방 등 입장권을 파는 곳에 쓰인 글들이 제각각이어서 어지럽다. ‘대인, 소인’만 쓰는 게 아니라 ‘성인, 중고생, 초등학생’으로 구분한 곳도 있고, ‘성인, 소인’으로, ‘일반, 청소년, 어린이’로, ‘일반, 초등생’으로, 또는 ‘성인, 아동’으로 구분한 곳도 있다.

‘대인’, ‘성인’, ‘일반’은 모두 우리말 ‘어른’으로, ‘소인, 아동’은 ‘어린이’로 통일하여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매표소(賣票所)’는 이미 순화한 말이 있다. ‘표 사는 곳’이다. 얼마나 알아보기 쉽고 정겨운 말인가?

아래 글은 한 중국 동포가 서울에 와서 겪은 것을 써서 신문에 기고한 것인데 필자의 생각과 일치하여 인용해 본다.
“··· 매표구 옆에 이런 글이 간판에 씌어 있지 않겠는가? ‘대인 8천, 소인 4천’ 분명 이 글의 의미는 어른은 8000원이요, 어린이는 4000원이라는 뜻으로 짐작되었다. 그런데 고국의 사람들이 어른을 대인, 어린이를 소인이라 명명하여 부르는 것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고 무식한 사람들의 언어의 남용 같아 우습기도 하고 불쾌하기도 했다.(생략) ‘대인’이나 ‘소인’이라는 말도 중국어다. 중국에 가 어린이를 보고 ‘소인’이라고 부른다면 중국 사람들은 크게 웃지 않을까? 중국에서는 어린이를 ‘소인’이라 부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