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송년회와 망년회

송년회와 망년회

by 운영자 2019.11.29

내일모레가 벌써 12월, 한 해가 저물어간다. 늘 느끼는 거지만 올 한 해도 참 덧없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남은 한 달을 어떻게 보내며 한 해를 잘 마무리할 것인가 생각해 본다. 연초에 계획했던 일, 일 년 동안 벌여 놓았던 일들이 제대로 지켜지고 이루어졌나 돌이켜 꼼꼼히 헤아려 보고 매듭지어 마무리를 하며 보내는 송년(送年)의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만의 송년의 시간도 중요하지만 가까운 사람들과 정을 나누며 함께 송년의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많은 사람이 연말에 송년회 모임을 갖는다. ‘송년회(送年會)’는 한 해를 잘 보내자는 모임이다. 한 해 동안 주고받은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하며 서로 감사하는 마음에서 함께 모여 정을 나누는 모임, 그리고 새해에도 서로 돕고 격려하며 잘 살아가자는 무언의 약속을 하는 자리, 그것이 송년회이다.
그런데 ‘망년회’는 무엇인가? 아직도 생각 없이 이 말을 쓰는 사람들이 꽤 있다. ‘망년회(忘年會)’는 일본에서 온 말이다.

일본인들은 예로부터 한 해 동안 잘못 살아온 괴로움을 잊어버리자며 섣달그믐께 친지들이 한데 모여 먹고 마시며 흥청대는 관습이 있는데 그것을 ‘망년(忘年)’, 그런 자리를 ‘망년회’라 불러왔다. 한 해 동안의 삶을 잊어버린다는 뜻이다. 해마다 잘못 살아온 괴로움을 술의 힘을 빌려 잊어버리려고 하는 썩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는 풍속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 좋지 못한 일본의 풍습을 그 말과 함께 가져다가 연말에 먹고 마시는 유흥의 회식 문화를 즐기는 것을 본다. 한 해 잘못 살아온 것을 잊으려 술에 취해 흥청거리다 보면 새해를 후회로 시작하기 십상이다.

한 해의 삶은 다시 오지 않을 소중한 삶이니 잊을 것이 아니다. 잘한 일, 기뻤던 순간, 감사한 사람, 잘못한 일에 대한 반성 등을 소중한 기억들로 차곡차곡 정리하여,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마무리를 잘하며 남은 연말을 채우는 것이 진정한 송년 아닐까?
송년을 잘하고 새로운 한 해를 희망을 안고 맞이하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