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피로를 회복할까, 해소할까

피로를 회복할까, 해소할까

by 운영자 2019.11.04

현대를 피로의 시대라고 한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피로를 호소한다.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주부는 주부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피로를 호소한다. 몸도 피로하지만 정신은 더 피로하다.
철학자 한병철은 그의 저서 ‘피로사회’에서 “성과 지향주의 시대가 되면서 현대인들은 피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지적하였다. 현대 사회에서는 성과를 위하여 자신을 끊임없이 착취하고 소진하여 결국 사회 구성원 모두가 피로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피로한 시대라서 그런지 자주 들리는 말이 있다.
‘피로 회복’

“축구 대표팀은 현재 피로 회복 중이다.”
“율무는 아미노산이 풍부해 피로 회복에 좋다.”
“현대인의 만성 피로를 회복시켜 줄 마사지기입니다.”(➔회복하게 해 줄)

피로를 회복하다니 세상에 웃긴 말이다. ‘회복(回復)’은 원래의 상태로 돌이키거나 원래의 상태를 되찾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피로 회복’은 원래의 피로의 상태로 돌이킨다는 말이다. 멀쩡한 몸을 피로의 상태로 되돌린다? 얼마나 웃기는 말인가?
한 기업체가 새로운 음료를 광고하면서 쓴 ‘피로회복제’라는 말이 사람들 머릿속에 그대로 주입되어 많은 사람이 생각 없이 따라 쓰게 만들었다는 게 필자의 추측이다.

말이 되게 제대로 돌이켜 보자. ‘문제가 되는 상태를 해결하여 없애 버린다.’는 뜻을 가진 말은 ‘해소(解消)’이다. 피로는 회복해야 할 것이 아니라 해소해야 한다.
‘피로 해소제’ “피로를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피로 해소에는 청매실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이 피로 해소를 돕는다.” 이렇게 써야 한다.
멀쩡한 몸을 자꾸 피로한 상태로 회복하지 말고 그때그때 피로를 해소하여 건강하고 밝게 사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