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간의 소 이야기
절간의 소 이야기
by 운영자 2019.01.29
백석
병이 들면 풀밭으로 가서 풀을 뜯는 소는 人間보다 靈해서 열 걸음 안에 제 병을 낫게 할 藥이 있는 줄을 안다고
首陽山의 어늬 오래된 절에서 七十이 넘은 로장은 이런 이야기를 하며 치맛자락에 山나물을 추었다
이동순 편 『백석 시전집』, 《창비, 2005년 10쇄》에서
【임영석 詩人과 교차로에서 쉽게 읽는 시】 91
백석의 詩 「절간의 소 이야기」를 읽기 전에 낱말의 뜻부터 살펴보고자 한다. ‘어늬:어느’, ‘로장:노장(老長)’, ‘추었다:뜯었다, 또는 뜯는다’로 낱말을 이해하면 될 것이다. 백석 시인이 평북 정주 출생이기 때문에 발음도 평북의 사투리가 그대로 작품에 쓰였다.
「절간의 소 이야기」 속에는 두 가지의 삶의 지혜를 알려주고 있다. 하나는 소가 제 병을 낫게 하기 위해 열 발자국 안에서 풀을 뜯어 먹고 스스로 낳는다는 말이다. 즉 소가 먹는 풀은 사람이 다 먹어도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하나는 수양산의 어느 오래된 절에 70 넘은 노인이 이 이야기를 들려주며 치맛자락에 산나물을 뜯는다고 했다. 산나물을 뜯어서 사람이 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 의심이 가면 소한테 먹여 보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소는 농사를 짓고 살았던 농경문화 시대에는 사람과 같은 대접을 받고 지냈다. 꼴을 베어 아침, 저녁으로 소의 먹이로 먹였고, 겨울이면 소죽을 씌어 사람처럼 따뜻하게 먹였다. 이런 일상의 삶의 모습이 민요로, 그림으로, 시로, 다양한 문화적 요소로 발전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문화적 향수를 더 이상 느낄 수 없는 사육되는 동물로 소가 인식되고 있다.
백석 시인의 시 「절간의 소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어느 시대에나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 속에는 그 시대의 지혜를 가장 잘 말해준다. 사람은 많은 학습을 통해 배우지만 소는 본능적으로 어느 풀을 먹어야 하는지 알고 있는 것이다. 세상은 이렇게 지혜로운 말들이 참으로 많다. 그 한 예로 속담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병이 들면 풀밭으로 가서 풀을 뜯는 소는 人間보다 靈해서 열 걸음 안에 제 병을 낫게 할 藥이 있는 줄을 안다고
首陽山의 어늬 오래된 절에서 七十이 넘은 로장은 이런 이야기를 하며 치맛자락에 山나물을 추었다
이동순 편 『백석 시전집』, 《창비, 2005년 10쇄》에서
【임영석 詩人과 교차로에서 쉽게 읽는 시】 91
백석의 詩 「절간의 소 이야기」를 읽기 전에 낱말의 뜻부터 살펴보고자 한다. ‘어늬:어느’, ‘로장:노장(老長)’, ‘추었다:뜯었다, 또는 뜯는다’로 낱말을 이해하면 될 것이다. 백석 시인이 평북 정주 출생이기 때문에 발음도 평북의 사투리가 그대로 작품에 쓰였다.
「절간의 소 이야기」 속에는 두 가지의 삶의 지혜를 알려주고 있다. 하나는 소가 제 병을 낫게 하기 위해 열 발자국 안에서 풀을 뜯어 먹고 스스로 낳는다는 말이다. 즉 소가 먹는 풀은 사람이 다 먹어도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하나는 수양산의 어느 오래된 절에 70 넘은 노인이 이 이야기를 들려주며 치맛자락에 산나물을 뜯는다고 했다. 산나물을 뜯어서 사람이 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 의심이 가면 소한테 먹여 보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소는 농사를 짓고 살았던 농경문화 시대에는 사람과 같은 대접을 받고 지냈다. 꼴을 베어 아침, 저녁으로 소의 먹이로 먹였고, 겨울이면 소죽을 씌어 사람처럼 따뜻하게 먹였다. 이런 일상의 삶의 모습이 민요로, 그림으로, 시로, 다양한 문화적 요소로 발전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문화적 향수를 더 이상 느낄 수 없는 사육되는 동물로 소가 인식되고 있다.
백석 시인의 시 「절간의 소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어느 시대에나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 속에는 그 시대의 지혜를 가장 잘 말해준다. 사람은 많은 학습을 통해 배우지만 소는 본능적으로 어느 풀을 먹어야 하는지 알고 있는 것이다. 세상은 이렇게 지혜로운 말들이 참으로 많다. 그 한 예로 속담을 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