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임영석시인과함께쉽게읽는시

아이와 나무

아이와 나무

by 운영자 2020.04.22

오하룡

아이는 목이 아프다
키 큰 나무
올려다보느라고

나무도 목이 아프다
작은 아이
내려다보느라고

한국문인협회 刊 『월간문학』2020년 2월호에서
[작품해설]

오하룡 시인의 시 「아이와 나무」를 읽으면 어린아이와 어른이 어떤 역할을 해고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시 같다. 아이는 어른의 모습을 보고 자라고, 어른은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며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 살아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키 작은 아이가 키 큰 나무를 바라볼 때 목이 아프다는 것은 그만큼 높은 꿈과 희망을 바라본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키 큰 나무가 키 작은 나무를 바라보니 목이 아프다는 것은 그 꿈과 희망을 향해 잘 걸어오도록 마음의 길을 내어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배우고 가르치는 일은 세상 모든 곳에서 이루어지는 셈이다.

아이와 나무는 시적 대상이 아이와 나무이지 그 상대성은 무궁하게 많을 것이다. 나의 마음을 더 넓게 만드는 사람, 건강을 지켜주는 사람, 꿈을 만들어 주는 사람, 희망을 만들어 주는 사람, 용기를 주는 사람, 믿음을 주는 사람, 다양한 세상의 모든 사람이 나의 키 큰 나무가 되어줄 것이다. 어쩌면 오늘 읽은 이 시 한 편이 그대의 키 큰 나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라 하여 키 작은 나무는 아닐 것이다. 아이들 마음속에는 맑고 순수한 꿈이 있다. 그 꿈을 바라보는 것으로 아이들이 얼마만큼 크게 자랄 것인지 바라보는 것으로 세상은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