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임영석시인과함께쉽게읽는시

급소

급소

by 운영자 2019.12.17

급소急所

곽해룡

급소는 급한 곳

오줌 마려울 땐 화장실이 급소
배고플 땐 분식집이 급소
용돈이 필요할 땐 아빠가 급소
울고 싶을 땐

엄마가 급소

곽해룡 동시집 『축구공 속에는 호랑이가 산다』, 《문학동네》에서

【임영석 詩人과 교차로에서 쉽게 읽는 시】

급소急所라는 것은 사물의 가장 중요한 곳이나,생명에 위험을 주는 몸의 주요 부위를 말한다. ​아이들에겐 급할 때 찾는 곳이 급소라 해도 무방할 듯하다. 급소라는 말을 쓸 때는 주로 싸움을 할 때 상대의 몸을 공격하기 위해 그 공격의 표적이 되는 곳이 급소이기도 하다. 약점이 가장 많은 부분이기도 하다. 아이들 시선으로 급소를 말하려 하면 끝없이 많은 것이 입에서 나올 것이다.어떤 아이들은 뽀로로를 말할 것이고, 어떤 아이들은 장난감을, 어떤 아이들은 인형을 …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필요한 것은 누구에게나 다 같이 사랑이 아닐까 생각한다. 때문에 울고 싶을 땐 엄마가 급소라 말하는 것도 엄마 품에서 화난 것, 아픈 것, 서러운 것, 그 모든 것을 잊기 위해 울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고 본다. 나이 드신 사람일수록 그 세월의 급소를 피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아픈 급소가 아닌가 생각한다. 아이들의 급소도 중요하고 어르신들의 급소도 중요하다. 어르신들은 울고 싶을 때 울고 싶은 울음의 숲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동시를 읽다 보면 아이들보다 내 입장의 마음이 더 간절해진다. 세상을 살다 보면 정말 긴박하고 어려움을 대비하여 저축을 하고 체력을 가꾸고 건강을 돌보는 것이다. 급소가 아무리 많아도 사람이 살아가는 길은 반드시 헤쳐나갈 길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