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이미숙-독서논술교육

국산 국내산 수입산

국산 국내산 수입산

by 운영자 2020.06.18

“수협중앙회는 유통 질서의 문란을 막기 위해 수입산 국산을 구별하는 책자를 발간했다.”
“외식업체의 대부분이 국내산 김치 대신에 수입산 김치를 사용하고 있다.”
“백신 제품은 모두가 수입산이다.”

용어 사용에는 문제가 있어 정리가 필요한 말이 ‘국산’과 ‘국내산’이다. 흔히 국내에서 키운 재료로 국내에서 만든 물건은 ‘국산’, 수입 재료로 국내에서 만든 것은 ‘국내산’으로 표기하는 것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농수산물은 원료의 원산지가 모두 국산이면 ‘국산’과 ‘국내산’ 모두 표기가 가능하다. 2017년부터 농수산물 원산지를 표시할 때 국내에서 생산, 채취, 사육한 농수산물에 대해서는 국산과 국내산이 같은 의미라고 정의 내렸다.
김치의 경우 재료가 모두 국산이면 ‘김치(국산)’ 또는 ‘김치(국내산)’으로 모두 표기할 수 있고, 배추는 국산이고 고춧가루는 중국산이라면 ‘배추(국산)’, ‘고춧가루(중국)’ 이런 식으로 표기한다.
축산물은 조금 다르다. 어디에서 자랐는지, 거기에서 얼마 동안 길러졌는지에 따라 표시가 달라진다. 국내에서 태어나고 자란 소는 ‘국내산(한우)’, 해외에서 태어나고 국내에 들여와 6개월 이상 기른 소는 ‘국내산(육우, 나라명)’, 해외에서 태어나고 자란 소는 ‘수입(나라명)’ 방식이다.
‘수입산’이란 말에는 더 큰 문제가 있다. ‘-산(産)’은 ‘거기에서 또는 그때에 산출된 물건’이라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서, 물건이 생산된 지역이나 연도 뒤에 붙는 말이다. ‘대구산 사과’, ‘풍기산 인견’, ‘호주산 소고기’ 또는 ‘1920년산 와인’처럼 쓰는 말이다. ‘수입산’은 ‘수입하여 생산함(?)’이 되어 이상하기 짝이 없는 말이다. ‘수입산 김치’ 대신에 ‘수입한 김치’나 ‘외국산 김치’ 이렇게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