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이미숙-독서논술교육

풀꽃

풀꽃

by 운영자 2020.05.14

풀꽃1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3
나태주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

진달래, 목련, 벚꽃, 철쭉, 복사꽃 ··· 이런 이름으로 불리는 꽃들은 눈에 띄는 아름다운 모양과 색깔을 지니고 있다. 사람들은 이런 꽃들을 금방 알아보고 사랑스러워한다.
풀꽃은 이름이 없다. 풀이 이름 없이 그냥 풀이듯, 풀꽃도 이름 없이 그냥 풀에 핀 꽃이다. 풀도 꽃도 아주 작아서 사람의 눈길을 끌지 못한다. 아무의 눈길을 받지 못한 채 저 혼자 애써 피었다가 지면서 한 해의 생애가 간다.
집 주변에 걷기 좋은 공원 둘레길이 있어서 거의 매일 산책을 한다. 화려하던 꽃들이 거의 다 져 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있다. 풀꽃들이다. 땅바닥에 깔려 있는, 하얗고 노란 작은 풀꽃들이 쌀알 뿌려 놓은 듯, 아주 작은 진주알 흩뿌려 놓은 듯 여간 사랑스러운 것이 아니다. 어제까지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작지만 가장 찬란하게 피어올라 오늘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풀의 가는 기둥에도 한껏 힘이 들어가 있다. 크고 화려한 꽃나무들에 기죽지 않고 자신의 힘을 다해서 꽃을 피워올린 그 모습이 눈물겹기까지 하다. 그래, 너도 참 예쁘다. 아주 사랑스럽다. 이제야 알아보아서 미안하다. 꽃 피우느라 수고했다. 맘껏 자랑스러워하렴.
이 세상 모든 존재는 아름답고 소중하다. 그것을 알아보려면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