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이미숙-독서논술교육

재원과 묘령의 여성

재원과 묘령의 여성

by 운영자 2020.04.23

우리 민족만큼 노래를 잘하는 민족이 또 없다고 한다. 노래를 좋아하고 즐겨 부르기 때문인가 노래 잘하는 사람이 정말 많은 것 같다. 노래라면 내로라하는 남자들의 크로스오버 사중창 멤버를 뽑는 프로그램이 다시 시작됐다. 노래 좋아하는 필자는 이번에도 방송을 보며 참가자들의 노래를 감탄하며 듣다가, 음악감독이라는 명함을 가진 심사위원의 다음과 같은 말에 한참이나 웃었다. 얼마나 웃었던지 눈물까지 났다.
“압도적이었다. 다양하게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팬텀싱어에 필요한 재원인 것 같다.”

노래 잘하는 남자를 보고 ‘재원’이란다. ‘재원(才媛)’이란 말은 ‘재주 있는 아름다운 여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才’는 재주, ‘원(媛)’은 아름다운 여인을 뜻한다. 뜻도 모르면서 쓰다가 무식함을 온 국민 앞에 드러내는 실수를 범하였다. 그냥 쉬운 말로 ‘인재’라고 하면 좋았을 거였다.
이와 비슷하게 잘못 쓰는 말이 또 있다. 아래 문장들은 블로그에 쓰인 글들이다.
“묘령의 중년 여인이 내게 다가왔다.”
“그 집에는 묘령의 남자가 살고 있다.”
‘묘령(妙齡)’은 ‘스무 살 안팎의 여자 나이’를 뜻하는 말이다. “묘령의 중년 여인”, “묘령의 남자”는 앞뒤가 안 맞는 이상한 말이다. ‘묘령’을 ‘묘하다’의 뜻으로 오해하여 이렇게 쓰는 것으로 보인다.
“저 묘령의 처녀가 누구의 딸인지 궁금하다.” 이렇게 써야 한다.

잘 모르는 한자말은 쓰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자신 없는 말은 뜻을 확인하고 쓰면 실수할 일이 없으니 우리말 사전 찾는 것을 생활화하기를 제안한다. 요즘은 손쉽게 스마트폰 사전을 이용할 수 있지 않은가. 어휘력도 늘리고 바른 언어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