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친구

친구

by 운영자 2020.02.06

어느 인디언의 언어에 ‘친구’라는 말의 뜻이 “내 슬픔을 대신 지고 가는 자”라고 한다. 이와 같은 친구들의 이야기로 널리 알려진 것이 있다. 관중과 포숙의 이야기이다.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의 재상이었던 관중(管仲)은 친구 포숙아(鮑叔牙)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내가 포숙과 장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이익을 나누면 항상 내가 많이 가져갔는데도 포숙은 내가 탐욕스럽다고 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가난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일찍이 일을 꾀하다가 큰 곤궁에 빠진 적이 있었을 때 포숙은 내가 어리석다고 하지 않았다. 시기가 좋을 때와 나쁠 때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세 번이나 벼슬에 나갔다가 세 번 모두 국군에게 쫓겨났을 때, 포숙은 내가 못났다고 여기지 않았다. 내가 시류에 편승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내가 세 번 전투에 나갔다가 세 번 다 도망쳐 왔지만 포숙은 나를 비겁하다 하지 않았다. 내게 늙은 어머니가 계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공자 규가 패했을 때 동료인 소홀(召忽)은 전사했고 나는 포로가 되어 굴욕을 당했지만 포숙은 나를 부끄러움을 모른다고 하지 않았다. 내가 사소한 의리를 지키는 것보다 천하에 공명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날 낳아주신 분은 부모지만 나를 이해해준 것은 포숙이었다.”

관중과 포숙아의 사귐을 ‘관포지교’라 하며, 친구의 모든 것을 참으로 이해하는 진실된 우정을 나타내는 말로 쓰인다.

얼마 전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그의 인생이 고단하고 외롭다고 여겼었다. 그런데 그의 연약함을 자신의 것으로 끌어안고 평생을 옆에서 좋은 친구가 되어준 죽마고우, 포숙아 같은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가는 길까지 정성을 다해 배웅하는 그 친구로 인해 고인의 인생길이 외롭지 않았겠다는 생각을 비로소 하게 되었다.
그 친구의 우정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