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행복

행복

by 운영자 2018.10.29

- 나태주-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나태주 시집 『사랑에 답함』, 《도서출판 분지, 2018년 발행》에서

작품설명
세상을 살아가면서 행복한 순간이 언제인가를 생각해보면 매일매일 행복한 순간이 아닌가 생각한다. 천 년 전 태어나 잎을 피우고 앉아 있는 느티나무를 매일 아침 바라보는 것도 행복한 이유 중 하나다. 그리고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모르나 부처 얼굴을 하고 빙그르 웃고 있는 석두 불상을 마주하는 일도 행복한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행복한 이유를 돈 많이 벌고 좋은 집에서 살고 좋은 차를 타고 다니는 것에만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 시장 좌판에 앉아 호박잎 한 묶음을 팔고 있는 할머니의 얼굴에서 미소 짓는 웃음이 행복의 시작이고 행복의 지름길인지도 모른다.

나태주 시인의 시 「행복」에는 하루 일 마치고 돌아갈 집이 있어 행복하고,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 행복하고, 외로울 때 가슴속으로 혼자 부를 노래가 있다면 행복하다고 했다.

그렇다, 우리는 이런 소소한 마음의 행복을 모두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대기업에 다니지 않아도, 지위가 높지 않아도, 돈이 많지 않아도, 나와 허물없이 밥을 먹을 수 있는 사람, 나와 허물없이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사람, 나와 허물없이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행복할 것이다.

행복의 조건은 하늘의 넓이만큼 많다. 내가 무엇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내 행복이 다르다. 작은 바늘구멍을 뚫어지게 바라본다면 그 좁은 곳에 행복이 얼마나 보일까? 같은 어둠의 길이지만 밤하늘을 바라보면 빛나는 별빛을 바라볼 수 있다. 그 넓은 마음의 눈을 뜨고 사는 것이 행복한 길 아닌가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