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소박한 진수성찬 순대국밥 한 그릇

소박한 진수성찬 순대국밥 한 그릇

by 운영자 2014.08.29

추억과 정겨움이 가득 담긴
신림집-순대국밥

학창시절 친구들과 자주 가던 자유시장 지하 분식집의 맛과 추억이 가끔 생각난다. 이름만 들어도 친숙한 그곳, 그 시절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맛있게 먹었던 떡볶이와 튀김, 순대 등 세월이 지나도 늘 같은 자리를 지켜 더 반가운 시장 분식 골목. 요즘도 가끔 자유시장 순대집을 찾는다. 그중 순대국밥 전문점 ‘신림집’은 남편의 20년이 넘는 단골집이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성인이 되고 결혼을 하고 부모가 되는 전 과정을 지켜본 사장님은 늘 같은 웃음으로 우리를 반긴다.
자유시장 지하에는 신림집을 비롯해 작은 평수의 국밥집이 오밀조밀 모여있다. 옆에는 떡볶이와 튀김 등을 파는 분식코너가 있어 여전히 학생 손님이 많다.
좁은 자리 탓에 낯선 이와 어깨를 부딪치며 순대국밥을 먹어야 할 때도 있다. 불편함보다는 추억과 정겨움이라 표현하고 싶다. 한 그릇 푸짐한 순대국밥을 먹으며 옆 사람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좋다.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지하 순대국밥집에는 세월이 가도 변함없는 정이 있고 인심이 있다.
이 집 순대국밥은 밥이 이미 담겨있고 여기에 국물을 얹어 머리 고기와 순대 양념장 깨 파를 뿌려 낸다. 국밥은 보통 국에 밥을 만 음식을 말한다. 또 국에 미리 밥을 말아 한 번 더 끓인 음식도 포함된다. 진하게 우려낸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국밥은 서민적인 음식이고 인정이 담긴 푸짐한 음식으로 통하다.
요즘은 국과 밥을 따로 내는 국밥의 형태인 따로국밥이 많다. 하지만 이 집에서는 뚝배기에 밥을 담고 밥 위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 따랐다 하면서 밥과 뚝배기를 데우는 토렴 형태로 순대국밥을 낸다.
그래서인지 밥알 사이사이까지 국물이 배어 맛도 좋고 불에 직접 올려 끓여내는 뜨거운 국밥보다 먹기도 좋다. 요즘은 토렴해 내는 국밥집이 드물어 더 반갑기도 하다.
밥과 국, 순대, 머리 고기 등 함께 어우러져 언제 먹어도 맛있고, 먹고 돌아서면 또 생각나는 순대국밥이다.

김경주 기자 pool1004.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