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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부럼 깨물기 ‘아삭’

정월대보름, 부럼 깨물기 ‘아삭’

by 운영자 2013.02.25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정월 대보름에는 우리나라 전체 세시풍속의 20% 가량이 치러질 정도로 다양한 풍속이 전해진다. 예전 만큼은 아니지만 요즘도 ‘지신밟기’와 ‘쥐불놀이’ 등을 꼼꼼하게 챙기는 곳도 있다. 일반 가정에서도 오곡밥과 나물, 부럼깨기 등은 여전히 행해지는 세시풍속이다.
부럼이란 음력 정월 보름날 새벽에 까먹는 땅콩, 호두, 잣, 은행 따위를 말한다. 부럼은 ‘부스럼’이란 뜻의 부으름이란 말의 방언으로 부스럼을 예방하고 치아를 단단하게 하기 위해 비롯한 풍속이다.
우리 조상들은 정월대보름 새벽에 밤, 호도, 은행, 잣, 땅콩 등을 깨물면서 일 년 동안 무사태평하길 빌었다. 또한 부럼을 하면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고, 부럼을 깨무는 소리에 잡귀가 물러간다고 믿었다.
‘동국세시기’에는 “보름날 새벽 날밤·은행·호두·무를 깨물며 ‘일년 열두 달 동안 무사태평하고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주시오’하고 축수한다. 이를 부럼이라 하기도 하고 고치지방이라고도 한다”라는 기록이 있다. 또 ‘경도잡지’에는 “새벽에 밤이나 무를 깨물면서 축원하기를 ‘일년 열두 달 동안 무사하게 해달라’고 빌었다”고 한다. 정월 대보름날의 부럼깨기를 위해서 14일 밤에 미리 과실을 준비해둔다. 지금도 각 가정에서는 온 식구가 모여 부럼을 깨면서 1년 동안의 건강을 빈다.
실제로 한방에서는 견과류가 비폐신(脾肺腎)을 튼튼하게 해 몸의 저항력을 길러주며 특히 장과 피부에 좋다고 말한다. 잣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혈압을 낮추고 피부를 윤택하게 해주며 변비 예방에 효과가 있다.
실제로 부럼으로 쓰이는 호두나 땅콩 등의 견과류에 풍부한 비타민E는 세포를 튼튼히 하고 적혈구를 증가시키며 철의 흡수를 도와 피부의 젊음을 유지시켜 주는데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몸을 구성하고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단백질과 지방의 함유도 높다.

좋은 부럼 고르기
지방함유가 많은 견과류는 지방성분이 공기 중에 노출되어 맛과 향 등이 변화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신선한 상품을 구입하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견과류가 껍질 째 포장이 되어 있기 때문에 품질이 보장되는 곳에서 구입해야 맛도 좋고 영양도 듬뿍 들어있는 부럼을 구입할 수 있다. 그런가하면 국산 견과류의 경우 수입산에 비해 다소 가격이 높은 편이지만 신선하고 품질이 뛰어나기 때문에 가급적 국산을 구입하는 것도 좋은 부럼을 구하는 요령이 될 수 있다.

호두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호두는 두뇌건강과 피부에 놀라운 효능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두는 1년 내내 출하 가능한 견과류로 손에 쥐었을 때 무게가 느껴지고 껍질을 까지 않은 게 좋다.
피호두 : 외피가 얇고 윤기가 나며 쉽게 분리 되며 흔들어서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 좋다.
호두살 : 주름이 많고 윤기가 나고 크기가 일정한 것을 고른다.

혈압을 내려주고 식욕증진, 체력보강, 빈혈등에 좋다. 좋은 잣은 알맹이가 윤기가 나고 작은 것, 포장이 잘 되어 있는 것이다.

땅콩 피로회복과 노화방지, 당뇨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 지방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설사를 할 수 있으니 많이 섭취하면 안된다. 점이 있고 검은색을 띄거나 산패한 땅콩은 피한다. 생땅콩은 볶음 땅콩보다 빨리 상한다.
볶은 피땅콩 : 동글동글한 8자 형태로 껍질주름이 적은 것을 고른다.
볶은 알땅콩 : 동글동글한 알맹이가 가지런한 것이 좋다.
탄수화물, 단백질, 칼슘,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소가 함유돼 있다. 밤은 동의보감에서도 기를 도와주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며, 배고프지 않게 한다 라고 쓰여 있다. 밤은 알이 굵고 껍질이 깨끗하며, 윤택이 나는 것을 고른다.
은행 기관지염과 천식에도 효능이 좋다. 껍질에 윤기가 흐르고 잘 부숴지지 않고 단단한 것이 좋다. 은행 특유의 이 강한 것이 좋다.
피 은행 : 외피가 깨끗하고 얇은 것, 달걀모양의 형태가 일정한 것이 좋다.
깐 은행 : 포장이 완벽해야 하고, 색과 모양이 일정한 것을 고른다.

김경주 기자 pool1004.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