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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묵이 헐렁한 음식이라고?

메밀묵이 헐렁한 음식이라고?

by 운영자 2012.12.17

메밀은 다양한 효능 덕분에 전과 국수, 묵과 차 등
다양한 조리법으로 우리 식탁에 오른다.
음식뿐 아니라 베개와 같은 생활용품에도 쓰인다.
메밀로 만든 요리는 수십 가지.
잘 알려진 막국수 등 국수가 대표적이다.
메밀에는 알코올 분해를 돕는 성분이 있어
숙취에 도움이 된다.
특히 찹쌀떡과 함께 우리네 야식 단골 메뉴였던
메밀묵은 이제는 쉽게 만나기 힘든 음식이다.

소설가 성석제의 글에서 묵을 “도무지 먹어도 배부르지 않을 듯한 헐렁한 음식”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묵밥에 대해서는 “정말 내가 태어나서 처음 보는 맛이라고 예찬했다. 특히 “육수에서는 윤기가 돌아 허한 느낌을 줄여주었고 고추 덕분에 매콤했다. 묵은 이와 싸울 생각이 없는 듯 사락사락 입속에서 놀다가 목으로 술술 잘 넘어갔다”고 표현했다.
글을 읽는 내내 입맛을 다셨다. 먹어도 배부르지 않을 듯한 헐렁한 음식이라.
원주에서 맛집으로 손꼽히는 흥업묵집. 이 집에서 ‘메밀묵’을 주문하면 노란 좁쌀이 알알이 박혀 있는 조밥 한 그릇과 굵게 채친 메밀묵에 잘게 썬 김치와 김, 깨소금 등을 넣고 육수를 넣은 묵사발이 나온다. 반찬은 고명으로 얹은 김치. 적당히 맛이 든 김치는 리필을 꼭 해먹어야 할 만큼 맛이 좋다. 구수하고 담백한 메밀묵 사발에 조밥을 말아먹으면 왠지 모르게 푸근함과 든든함이 느껴진다.
절대 헐렁한 음식이 아니다.
길게 채 썬 묵에 송송 썬 김치를 얹고 김가루와 통깨를 넣어 육수를 채워주면 완성되는 묵밥. 낭창낭창 길게 썬 묵은 후루룩 먹기 쉽다.
어느 정도 먹고 나면 육수에 밥을 말아 먹으면 든든하고 고소한 맛이 별미다.
조미료와 강한 맛에 길든 사람들의 입에는 조금 싱겁다 느껴질지 모르지만 묵밥은 묵밥 나름의 맛이 존재하는 법. 메밀묵의 맛과 식감을 온전히 느끼기에 딱 좋은 육수다. 따듯한 국물에 밥을 곁들여야 그 맛과 풍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김경주 기자 pool1004.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