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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곡식 ‘보리’

웰빙 곡식 ‘보리’

by 운영자 2012.07.12

다른 맥류와 비교해 볼 때 보리는 탄수화물의 함량이 높고 칼슘·인·철분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 B가 풍부하다. 특히 보리는 항암능력이 있는 식이섬유와 단백분해효소 억제제가 풍부해 대장암을 예방하는 데 유용하다.

보리, 당뇨병 예방에 효과
기원전 5세기경 한반도에 전해진 보리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우리 민족의 중요한 작물로서 재배되기 시작했다. 보리에 관한 가장 오래된 유적은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며 최초의 기록은 삼국유사의 동명왕편 ‘고구려 시조인 주몽이 부여에서 탈출해 남하할 때 슬픔에 겨워 보리종자를 잊고 왔더니 유화부인이 비둘기를 통해 보내주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또한 삼국사기와 조선왕조실록 등에서도 천재지변으로 인한 보리농사 피해와 농사기술 등이 단편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처럼 쌀보다도 오래 전부터 재배되어 온 보리는 서민들의 굶주림을 덜어준 중요한 식량일 뿐 아니라 춘궁기를 극복할 수 있게 해준 고마운 곡식이었다. 식감이 다소 거칠고 색이 거무스름한 보리밥은 서민층과 궁핍한 살림을 상징하는 사회적 의미가 되기도 했다.
배고픈 춘궁기를 버티게 해준 보리가 경제 성장과 더불어 먹을거리가 풍부해지면서 한동안 우리 식탁에서 거의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그러나 건강, 웰빙 열풍이 불면서 훌륭한 건강식으로 다시 태어났다.
동의보감에서 보리는 오곡 가운데서도 가장 으뜸이라 하여 오곡지장(五穀之長)으로 불렸다. 보리에는 성인병 및 암 예방에 좋은 베타글루칸, 식이섬유, 비타민 B, 기능성 아미노산, 가바 등이 다량 함유돼 있다.

보리의 효능
예부터 보리는 먹는 심장약이라 불릴 정도로 고혈압과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합조직이 합성되는 데에 필수적인 재료인 비타민 B5, B6 등이 풍부하여 피부 탄력은 물론 혈관의 탄력성에도 중요한 작용을 한다. 즉 혈관에 이물질이 쌓이지 않고, 건강하게 잘 유지되도록 탄력성을 좋게 함으로써 동맥경화증을 예방하여 고혈압이나 나아가 뇌출혈, 뇌졸중 등과 같은 뇌혈관 질환의 예방효과를 낼 수 있다.
또, 보리는 변비 예방에 좋은 곡식이다. 장의 연동 운동을 도와 변비를 없애 주는 식이섬유(통보리 21%, 보리쌀 11%)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식이섬유가 백미는 1%, 식빵은 4%에 불과하다. 이슬라엘에선 보리가 변비약이다. 밀가루 대신 보릿가루로 비스킷, 케이크 등을 만들어 변비 환자에게 먹인다.
이뿐아니라 위를 편하게 하는 소화제이기도 하다. 한방에선 맥아(보리를 발아시켜 햇볕에 말린 것)를 식체 환자에게 처방했다. 특히 곡식이나 과일을 먹고 체한 것을 풀어 준다고 한다. 아이가 젖을 먹고 체했을 때도 효과적이다. 식후에 식혜를 마시면 소화가 잘되는 것은 맥아가 식혜의 재료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의서인 본초강목에도 “보리는 오장을 보(補)하고 기(氣)를 내리며, 식체를 없애고 식욕을 증진시킨다”고 기술돼 있다. 다만 중국에선 열을 빨아들이는 곡식으로 통한다. 그래서 위가 차서 설사가 잦은 사람에겐 보리를 권하지 않는다.
특히 보리는 당뇨병의 예방과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당뇨병의 한방명은 ‘소갈(消渴)’이다. 배에 열이 쌓여 생긴 병이다. 이를 근거로 싸늘한 성질인 보리와 메밀이 이 병의 예방·치료에 효과적이라고 본다. 보리는 혈당이 빠르게 오르내리는 것을 막아 준다. 혈당지수가 낮은 식품이기 때문이다. 보리의 혈당지수는 50~60으로 백미의 70~90보다 낮다.
보리에는 항암 능력이 있는 식이섬유와 단백분해효소 억제제가 풍부하다. 또 항산화 물질이자 항암 물질인 셀레늄이 소량 들어 있다. 특히 어린 잎엔 유해산소를 없애는 강력한 효소인 SOD가 들어 있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데 유용하다.

김경주 기자 pool1004.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