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더위야 물럿거라~’역시 냉면

‘더위야 물럿거라~’역시 냉면

by 운영자 2012.05.01

함흥냉면과 평양냉면의 특징적인 차이는

함흥냉면은 감자녹말을 이용해 쫄깃한 면 맛이 강하고
평양냉면은 동치미국물과 육수가 일품인 시원한 맛이 특징이다.
벌써 여름인 듯하다. 덥다는 말이 낯설지 않다. 이름만으로도 시원한 냉면은 더위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 우리나라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이 즐기는 음식으로 겨울에는 불고기, 여름에는 냉면이 최고로 손꼽혔다. 오늘날에는 냉면 하면 여름철 음식으로 떠올리지만 예전에는 한겨울 땅에 묻어놓은 독에서 살얼음을 깨가며 동치미를 떠 와 온돌방에서 이를 덜덜거리며 국수를 말아먹었다고 한다.
후끈한 온돌방 화로옆에서 옹기종기 모여앉아 겨울철 별미인, 얼음 동동 띄운 냉면을 먹었다.
냉면을 먹기 시작했다는 기록은 여러자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조선후기에 나온 동국세시기에는 “메밀국수를 무김치와 배추김치에 말고 돼지고기 섞은 것을 냉면이라고 하고 잡채와 배 밥 쇠고기 돼지고기 썬 것과 기름간장을 메밀국수에 섞은 것은 골동면이라 한다. 관서지방의 냉면 그중 평양냉면의 맛이 일품이다. ”라고 기록돼있다.
함흥냉면과 평양냉면의 특징적인 차이는, 함흥냉면은 감자녹말을 이용해 쫄깃한 면 맛이 강하고 평양냉면은 동치미국물과 육수가 일품인 시원한 맛이 특징이다. 겨울철 음식이었던 냉면은 한국전쟁 이후 남쪽으로 넘어와 현재는 여름철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함흥냉면은 끈기가 있는 면에 가자미나 홍어 등 물렁뼈가 있는 생선을 회로 만들어 고명으로 얹어 고추장 양념으로 비벼 먹는다. 평양냉면은 함흥냉면과는 달리 육수를 사용한다. 쇠고기와 닭고기 꿩고기 등으로 우려낸 육수나 동치미국물을 차게 식혀 식초와 겨자를 곁들여 먹는다. 평양냉면은 함흥냉면과는 다르게 녹말가루 비중을 높여 반죽하기 때문에 질기지 않다. 잘 끊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비빔냉면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물냉면의 형태로 많이 즐기게 됐다.

냉면, 달걀먼저 드세요
지난 주말, 횡성에 자그마하게 꾸민 주말농장에 고구마와 옥수수 모종을 심었다. 처음으로 밭을 갈고 고랑을 만들어 잡초가 자라지 못하도록 비닐을 씌우는 등 농사꾼 흉내를 내보았다. 봄을 훌쩍 지나 여름에 가까운 날씨, 뙤약볕 아래서 단단한 땅을 뒤집고 볼록하게 모양을 만들어 까만 비닐을 씌우는 것이 여간 어렵지 않았다. 씌운 비닐에 일정한 간격에 맞게 모종을 하나씩 포트에서 꺼내 깊숙이 심었다. 시들시들해진 모종이 눈에 밟혀 비가 오기만을 바라고 있다. 기우제라도 지내야 하는 것은 아닌지. 힘든 농사일을 마치고 시원한 음식으로 갈무리를 하기로 하고 냉면집으로 향했다. 판부면 서곡리에 자리한 ‘윤가냉면(763-6778)’. 원주에서 냉면집으로 유명한 맛집으로 더운 날씨 탓인지 손님이 제법 많았다.
시원한 국물이 간절해 물냉면을 주문했다. 가느다란 면발을 끊는 게 쉽지 않아 가위로 몽탕몽탕 잘라 후룩 먹었다. 냉면집 테이블마다 자리하고 있는 식초와 겨자, 설탕. 특히 식초나 겨자를 첨가하는 것은 입맛에 맞추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영양학적인 측면에서도 넣는 편이 좋다. 녹말이나 육류 등을 섭취했을 때 대사과정에서 생성되는 유산은 피로를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한다. 식초가 이 유산을 처리하는데 유리한 작용을 한다. 또 따뜻한 성질의 겨자가 차가운 성질의 메밀을 보완해줘 몸을 보호해준다.
또 냉면의 화룡점정 달걀, 언제 먹는 것이 좋을까? 어떤 이는 나오자마자 또 어떤 이는 마무리로 먹는다. 전문가들은 달걀이 거친 면발의 메밀이 위로 들어가기 전 속을 정리해주고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냉면을 먹기 전 먼저 먹는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김경주 기자 pool1004.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