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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1일에 맛있는 장 담그세요

2월 21일에 맛있는 장 담그세요

by 운영자 2012.02.16

우리 조상은 장 하나에도 시간과 정성을 담았다. 정월 그믐에 담그는 장맛이 가장 좋다고 해 이날을 장 담그는 날로 정했다. 1년 밥상의 음식 맛을 좌우할 장을 담그는 날을, 오랜 경험으로 심사숙고해 정하고 그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말날 장을 담그면 그 맛이 좋다고 한다. 우리 조상은 음력 정월 첫째 오일(午日: 말의 날)을 ‘말날’이라하고 말에게 제사를 지내고 찬을 주어 위로했다. 말날의 풍속으로는 고사를 지내거나 장을 담그곤 했다. 정월 말날에 장을 담그면 장맛이 달고 좋다는 습속이 널리 퍼져있었는데 그 까닭은 말이 좋아하는 콩이 장의 원료이기 때문이다. 또 말의 핏빛처럼 장 빛깔이 진하고 맛이 달게 된다는 것 두 가지를 들고 있다.
요즘도 매년 음력 11월 마지막 날에 메주를 빚어 띄워두었다가 이듬해 정월 마지막 날에 그 메주로 장을 담그는 것이 이어져 오고 있다.

시간과 정성이 만드는 된장

된장은 우리 음식과 식문화의 뿌리이자 은근과 끈기로 대표되는 우리 민족 정서의 보고이다. 영양가 높은 콩에 발효과정이 더해져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며, 발효과정에서 생산되는 불포화지방산과 이소플라본 등은 다양한 건강 기능성을 제공한다. 콩의 원산지인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된장을 담가 먹은 것으로 추정된다.
메주는 늦가을부터 초겨울에 걸쳐 쑨다. 메주콩을 푹 삶아 절구로 찧고 납작납작하게 큰 목침꼴과 같은 크기와 모양으로 만든다. 잘 빚은 메주는 볏짚을 깔고 온돌방에 놓는다. 꾸덕꾸덕 마르면 볏짚으로 메주 덩어리를 묶어 따뜻한 방 안 천장에 겨우내 매달아둔다. 이른 봄 짚을 풀고 메주를 모아 담요로 덮어 더 띄운 다음 꺼내 땡볕에서 말려 잡균을 죽인다. 이렇게 오랜 과정을 거치며 볏짚이나 공기로부터 여러 가지 미생물이 저절로 들어가 콩이 발효한다. 꾸덕꾸덕 잘 마르고, 고르게 뜨고, 노르스름하면서 구수한 냄새가 나는 것이 좋은 메주다.
간장의 소금 농도는 보통 18~20%이며 간장을 담은 뒤 40여 일이 지나 장이 익으면 간장독에 떠 있는 메주를 건져내 질척하게 고루 치대면서 간이 싱거우면 소금을 더 넣는다.
된장을 담을 항아리는 미리 씻어서 햇볕에 바싹 말려두었다가 밑바닥에 소금을 조금 뿌린 뒤에 된장을 모아 담고 꾹꾹 누른다. 그 위에 웃소금을 뿌리고 망사로 두른 뒤 뚜껑을 덮어둔다. 역시 맑은 날에는 뚜껑을 열어 햇볕을 쬐면서 한 달 정도 두면 삭으면서 맛이 든다.

보리막장
재료 : 보리쌀 3kg, 엿기름가루 500g, 메줏가루 800g, 소금 700g, 고춧가루 1컵, 물 2L

1 보리쌀은 거칠게 갈아 굵은 가루로 만들어 물을 넣어 버무려 찜기에 앉혀 꼬들하게 찐다.
2 ①의 찐 보리밥은 넓은 채반에 펼쳐 식힌다.
3 베보자기 자루에 엿기름가루를 넣어 물에 풀고 여러 번 박박 치대 엿기름물을 받는다.
4 ②의 보리밥에 ③의 엿기름물을 섞고 메줏가루-소금-고춧가루 순으로 넣어 잘 버무려 섞는다.
5 항아리에 ④의 보리막장을 담고 2, 3일 정도 따뜻한 실온에서 숙성시킨다.

찹쌀고추장
재료 : 찹쌀 4kg, 메줏가루 1kg, 고춧가루 10kg, 엿기름가루 5kg, 소금 2.4kg, 물 적당량

1 찹쌀은 깨끗이 씻어 물에 하룻밤 담가두었다가 건져 물기를 빼고 곱게 빻아 가루를 만든다.
2 베보자기 자루에 엿기름가루를 넣어 물에 풀고 조물조물 주물러서 엿기름물을 받는다.
3 ①의 찹쌀가루에 뜨거운 물을 서너 번 나눠 넣고 치대 익반죽한 뒤 큼직하게 경단을 빚는다.
4 ③의 경단 가운데를 얇게 만들어 끓는 물에 떠오를 때까지 삶아 건진 뒤 그릇에 담고 경단 삶은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방망이로 저으면서 으깨 찹쌀풀을 만든다.
5 메줏가루에 ②의 엿기름을 섞어 버무린다.
6 ⑤에 ④의 찹쌀풀을 넣어 고루 섞은 다음 베보자기를 덮어 하룻밤 둔다.
7 ⑥에 고춧가루를 넣어 섞은 뒤 소금으로 간한다. 이때 약간 짭짤할 정도로 간해야 고추장이 잘 삭고 이물질이 끼지 않는다.
8 ⑦의 찹쌀고추장을 항아리에 담고 웃소금을 넉넉하게 뿌린 뒤 입구를 망으로 덮고 햇볕을 쬐어가면서 2, 3일간 숙성시킨다.

레시피제공=레이디경향 / 김경주 기자 pool1004.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