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여름이니까! 시원한 물회

여름이니까! 시원한 물회

by 운영자 2011.08.09

물회는 생선을 물에 만 것. 단순히 생선과 물의 만남이 비리고 입에 안 맞을 것 같은데 여기에 양념장이란 달콤하고 새콤한 것이 들어가면서 상상 그 이상의 맛을 낸다.

시원하면서도 화끈한 것. 입맛 당기는 것을 찾아 머리를 굴려본다. 문득 바다가 떠오른다. 물회! 이름만 들어도 시원함이 물씬 느껴진다. 속이 한순간에 시원해진다. 술을 먹지 않았음에도 뭔가 숙취를 해결해줄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강릉이나 속초에서 먹어본 새콤달콤 시원한 한치물회, 씹는 맛이 좋은 쫄깃한 가자미 물회 사이를 고민하다. 결국 반반을 선택한다.
물회는 생선을 물에 만 것. 단순히 생선과 물의 만남이 비리고 입에 안 맞을 것 같은데 여기에 양념장이란 달콤하고 새콤한 것이 들어가면서 상상 그 이상의 맛을 낸다. 물에 만 생선에 밥도 말아먹고 국수도 말아 먹는다. 먹어보지 않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이 음식은 숙취해소에 그만이라고 한다. 뜨거운 해장국으로 술에 찌든 속을 달래는 것이 아니라 차디찬 물회로 속을 푸는 것이다.
물회는 뱃전에서 어부들이 간밤의 허기를 채우던 음식이었다. 제주 해녀들이 물질로 허기진 배를 달래던 새참으로 즐겼던 음식이다. 오징어 가자미 자리돔 한치 등 갓 잡아 싱싱한 생선을 회로 떠 채소를 썰어 넣고 양념장을 휘휘 둘러 버무린다. 그리고 시원한 얼음물을 부으면 완성되는 간단한 요리이다. 속초나 강릉 등 동해안의 물회는 고추장 양념이지만 제주에서는 된장을 주로 쓴다.
물회는 우선 회로 쓰이는 생선이 싱싱해야 한다. 생선 각자가 가진 독특한 맛이 있어 오징어 한치 도다리 가자미 우럭 쥐치 등도 물회로 먹으면 맛이 좋다.
물회에는 오이와 양파 당근 양배추 깻잎 상추 등 다양한 채소를 채 썰어 넣는다. 양념장은 식초와 고추장 설탕을 섞어 새콤달콤한 맛이 강하다. 아직 먹어보지 못했지만 제주 자리물회는 된장을 넣어 구수한 맛이 특징이라고 한다.

물회전문점, 수정물회

아주 오래전 단구동 청정고을 순대 앞에 수정물회(766-5431)가 처음 생겼을 때 자주 찾았었다. 강릉이나 속초를 가야만 먹을 수 있었던 물회를 원주에서 괜찮은 맛으로 먹을 수 있다는 즐거움에 자주 다녔는데 아이가 태어나 모든 외식 메뉴에 아이를 고려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해가 쨍쨍한 휴일, 시원하고 화끈한 맛이 그리웠던 찰나, 수정 물회가 떠올랐다. 그새 간판도 바뀌고 가격도 많이 올랐지만 사장님의 친절함은 여전했다. 여름이라 우럭미역국은 하지 않아 아이들이 먹을 메뉴가 없어 난감하던 때 뜻밖에 주먹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셔서 아이들도 한 끼 해결할 수 있었다. 가을부터는 미역국도 시작한다고 하니 가을에 한 번 더 찾아야겠다. 물회 먹는 방법에 정답은 없지만 보통 회를 다 건져 먹고 식은 밥이나 소면을 말아 먹는다. 나는 밥보다는 소면을 말아먹는 편을 더 선호한다. 회를 다 건져 먹고 소면으로 입가심을 하는 셈이다.
수정물회는 바닷가 산지에서 먹는 신선함 보다는 그에 못지않은 싱싱함과 산지에 뒤지지 않는 맛이 가까이 있어 더욱 반가운 곳이다.
물회가 그리운 분이나 처음인 분들이라면 한 번쯤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해도 좋을 듯하다.

김경주 기자 pool1004.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