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홍어삼합, 옹심이 칼국수 어떠세요? 단계동 칡山에

홍어삼합, 옹심이 칼국수 어떠세요? 단계동 칡山에

by 운영자 2019.04.23

칡. 요즘 세대들은 흔히 길거리에서 파는 즙, 혹은 전통찻집에서나 볼 수 있는 차 그리고 칡 냉면 등으로만 알고 있다. 그러나 칡뿌리는 약으로 쓸 뿐 아니라 예부터 빼놓을 수 없는 마을 인근의 야산이면 어디서든 왕성하게 자생하는 훌륭한 구황식품이었다. 부모세대에게는 어릴 적, 곡괭이와 부대자루를 들고 마을주변 야트막한 산에 올라가면 얼마든지 캘 수 있었던 칡뿌리는 그 시절 최고의 주전부리였다. 불에 구워 먹으면 고구마보다 달았고 곱게 으깨 물이 담긴 함지박에 넣고 흔들어 가라앉힌 가루는 밀가루와 섞어 수제비나 국수를 해먹는데 찰지고 맛이 있었다. 그 때는 끼니를 거르는 가난한 사람들이 칡뿌리를 캐다 먹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게 바로 보약이었다.
▶ 24년째 운영중인 ‘칡山에’
단계동 평원초 인근에 있는 칡山에는 1996년 오픈해 올해로 24년째 영업하고 있는 맛집이다.
오랜기간 칡을 이용한 요리만을 전문으로 취급, 이미 그 맛을 인정받고 있는 집이다.
주인장이 밝히는 맛의 비결은 바로 노력이다. 칡山에에서는 직접 개발한 원투압력솥이라는 2가지 요리를 동시에 할 수 있고 조리시간과 국수의 맛을 더 맛있게 할 수 있는 압력솥을 특허출원하여 사용하고 있다. 그 외에도 발명 특허를 낸 조리기구는 다용도 솥, 냉각보온장치 등 여러 가지이다.
▶ 홍어, 돼지고기, 김치의 조화…삼합
최근 오랜만에 칡山에를 찾아 삼합과 옹심이칼국수를 주문했다. 오후 7시쯤인데도 불구하고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여서 인기를 실감케 했다.
15분 가량 기다린 끝에 나온 삼합은 거대한 그릇에 담겨져 풍족함을 더했다.
홍어와 돼지고기, 김치를 같이 먹는 삼합은 가장 강한 재료들이 한 입안에서 만나 묘한 풍취를 만들어 낸다. 어쩌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음식들이 충돌함으로써 이끌어 내는 오묘한 맛의 조화라고나 할까.
칼로 썰면 칼에 착착 붙을 만치 찰기가 있고 찡한 냄새가 풍기는 홍어의 톡 쏘는 맛과 돼지고기의 듬직한 육질, 그 두 가지를 김치의 맛이 감싼다. 국산과 수입산의 가격이 틀리니 주머니 사정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 국산은 8만2,000원, 수입산은 5만7,000원이다.
▶ 쫄깃하고 부드러운 옹심이 칼국수
삼합을 먹거나 점심시간에 고객들이 즐겨 찾는 옹심이 칼국수는 오랜만에 느껴보는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메뉴이다. 잘 만들어진 옹심이와 쫄깃쫄깃하게 익은 칼국수가 어우러져 배 속을 풍만하게 해준다.
옹심이 칼국수는 소화가 잘되고 구수함이 일품이다. 특히 고온에서 짧은 시간 내에 삶아 더욱 부드럽고 쫄깃하다.
점심메뉴로는 곤드레 보쌈정식과 나물밥 보쌈정식 등이 준비되어 있다. 보쌈, 된장국, 조기구이 등 10여 가지 반찬이 함께 나오는 보쌈정식은 냉동고기를 사용하지 않고 고기를 칡과 함께 삶아 육질이 부드럽고 잡냄새가 전혀 없다.
손님이 많을수록 한번의 실수 없이 변함없는 맛을 유지해야 하기에 칡山에는 365일 문을 닫는 날이 없다. 행여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헛걸음을 할까 하는 미안함 때문이라고 한다.
좌석은 70여 명이 앉을 수 있으며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영업한다.

이기영 기자 mod16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