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가을이다! 떠나자!”

“가을이다! 떠나자!”

by 운영자 2017.10.26

금강산도 식후경. 고속도로를 타기 전 기사식당을 찾았다.
여행길이 아니어도 기사식당을 가끔 찾는다.
일단 밥 인심도 후하고, 반찬도 다양한 데다 싸다.
부담 없이 푸짐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메뉴를 골라도 웬만해서는 실패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사식당을 찾는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주차하기 편하다는 것도 있다.
몇 집이 붙어있는 기사식당 앞에는 큰 버스들이 주차돼 있다.
버스를 대절해 산에 가는 사람들인듯했다.

굳이 가장 붐비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식당 안은 정신없이 바빴지만 직원들의 일사불란함
덕분에 어려움 없이 자리를 잡았다.
관광객들 사이에 껴서 늘 먹던 메뉴로 주문을 마쳤다.
‘오 돼지 볶음’이 우리가 늘 먹는 메뉴다.
오징어와 돼지고기를 빨갛게 볶아주는 건데 밥도둑이 따로 없다.
기본 반찬으로 생선구이도 주지만 조금 부족한 듯해.
생선구이 정식을 하나 따로 주문했다.

생선구이 정식엔 된장찌개도 큼지막한 뚝배기에 나와
상이 훨씬 더 풍요로워졌다.
주문하면 넓은 은색 쟁반에 반찬이 빼곡하게 담겨 나온다.
가운데에는 주메뉴인 오돼지 볶음이 자리 잡고
사이드로 쌈 채소와 생선이 놓이면 본격적인 식사가 시작된다.

아이들과 함께 가면 아이들 밥값을 따로 받지 않고 밥 4공기를 준다.
사실 우리 동네 기사식당에서는
아이들 밥값을 따로 받아 살짝 마음이 상한 기억이 있다.
얼마 안 하는 돈이지만 왜 그렇게 밥값을 따로 받는 게 서운했던지….
기사식당은 추가 반찬 인심도 좋다.

밥을 먹으며 주위를 둘러보니
막상 운전기사분은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우리처럼 가족 단위 손님이나, 관광객들이 대부분이었다.
배부르게 먹었으니 우린 가을 속으로 떠나는 거로!

김경주 기자 pool1004.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