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오늘의 일기 : 처음 라멘을 먹다

오늘의 일기 : 처음 라멘을 먹다

by 운영자 2017.08.17

처음 라멘을 먹다
숨이 턱턱 막혔던 한여름을 살짝 보내고 이제야 한숨 돌릴 여유가 생긴다. 가을이 오긴 오나 보다.
주말, 아이들과 오랜만에 시장에 나가보기로 했다.
딱히 뭘 사야겠다는 것은 없었지만 한동안 시내에 나가보지 않아 궁금하던 차였다. 시장 주변에서 맛난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시장 한 바퀴 휘~ 돌며 도넛도 사고 장아찌도 사오겠다는 계획을 갖고 무작정 나섰다. 여전히 사람들이 많았다.

예전엔 눈에 띄지 않던 라멘집으로 우선 향했다.
라면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라멘’을 먹게 해줄 기회다 싶었다. 나 역시 많이 알고 있지 않아 ‘일본 라면이야 한번 먹어보자!’고 말하고 주문을 이어갔다. 여러 메뉴 중 맵지 않은, 가장 기본인 소유라멘을 주문했다. 일본식 된장을 베이스로 한 국물이 좋았다.

메뉴판에 적힌 대로라면 장시간 우려낸 사골육수에 라멘의 꽃 차슈를 얹어냈다. 많은 노력과 시간을 기울인 슬로우 웰빙푸드라고 한다. 담백한 맛이 좋았다. 느끼해 보이지만 전혀 느끼함은 없었다. 토핑으로 돼지고기 편육인 차슈와 삶은 달걀, 김 등이 올려져 있다. 면도 좋고, 함께 주문한 돈가스도 기본 이상의 맛이었다.

라멘으로 든든한 한 끼를 때우고 시장 곳곳에서 다니며 복숭아도 사고, 오이장아찌와 찹쌀도넛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시장 골목골목 틈을 해치고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쳐가며 걸어본 것도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아이들은 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일기 거리가 생겼다고 좋다며 일기를 썼다. 이렇게 또 방학 과제 중 가장 어려운 일기 한편이 완성됐다.

김경주 기자 pool1004.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