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한입 가득 복을 싸먹다 ‘쌈밥’

한입 가득 복을 싸먹다 ‘쌈밥’

by 운영자 2015.05.04

쌈밥은 번거롭다. 내가 쌈밥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유일한 이유다.
지난주 할머니 생신에 가족이 모였다. 이날의 메뉴는 쌈밥. 엄마의 강력추천으로 명륜2동 동사무소 주변에 자리한 강촌쌈밥으로 향했다.
몇 년 전 단관택지에서 오픈했을 때 가보고는 몇 년 만에 가는 집이었다. 여전히 손님이 많은 것으로 보아 맛이 변하지 않았겠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이 집 쌈밥은 수육과 함께 채소가 나온다. 물론 백반과 반찬, 찌개도 나온다. 10여 가지 종류의 쌈채소 중 제대로 이름을 아는 것이라고는 상추나 깻잎 말고는 없다. 쌈채소에 대한 궁금증은 이 집에서는 말끔히 해결된다. 쌈채소의 사진과 이름 효능까지 벽면에 크게 붙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먹는 채소가 어떤 효능이 있고 무엇인지를 잘 알 수 있다.
쌈의 백미는 바로 쌈장. 이 집만의 특화된 쌈장을 내는데 감칠맛이 제대로다. 호두와 땅콩, 해바라기씨 등 견과류를 섞어 고소함이 살아 있고 짠맛은 줄이고 담백함은 살렸다.
여기에 영양돌솥밥과 된장찌개가 각자 뚝배기에 나온다. 반찬은 생선구이와 나물류, 열무김치와 버섯장조림 등 맛깔나는 것 위주다.
아흔을 훌쩍 넘기신 할머니의 생신에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여서일까. 아니면 엄마가 추천한 맛집이어서일까. 쌈을 싸는 번거로움도 잊은 듯 여러 번 쌈을 싸먹었다. 쌈밥은 한입 가득 복을 싸 먹으며 풍년을 기원하던 풍습에서 유래된 전통음식이다. 신선한 채소를 많이 먹을 수 있어 맛과 건강을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건강식으로도 좋다.
“할머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생신 축하해요.”
김경주 기자 pool1004.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