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 먹방찍는 그녀

배 나온 널 위한 닭개장, 담백하거나 얼큰하거나

배 나온 널 위한 닭개장, 담백하거나 얼큰하거나

by 운영자 2018.04.03

둘째 아이는 낳을 생각이 없다던 그녀의 친구들이 비슷한 시기에 임신했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친구들의 임신 소식에 피식 웃음이 난다.
계획이 있었든 없었든 아이를 가졌다는 소식은 설레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현실을 생각한다면 일단 근심부터 하게 된다.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기에 그나마 경제적으로는 여유 있어 보이는 친구 역시 둘째를 임신하자마자 걱정부터 앞선다고 얘기한다.
주위에서는 애 둘 키우는 게 뭐 그리 어렵겠냐며 경제력은 물론 육아휴직도 1년 넘게 쓸 수 있으니 걱정이 있겠냐고 하지만 각자의 기준에서 생겨나는 불안감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계획 없이 덜컥 둘째 아이가 생겼지만, 첫째 아이를 가졌을 때처럼 마냥 좋진 않다고 푸념 아닌 푸념을 한다. 그래도 그녀가 보기엔 아이를 가진 산모의 모습이 가장 행복해 보인다.
“나 둘째가졌어”라고 들은 지 얼마 안 된 것 같았는데 지난주에 본 친구의 모습은 확연히 달랐다. “애가 금방 크는 거니~너 살이 금방 느는 거니”라며 장난을 치며 임산부와 함께 점심 메뉴를 고른다. 입덧이 아직 남아 있어서 그런지 이것저것 가리게 되는 임산부가 선택한 메뉴는 닭개장. 친정엄마가 해주신 닭개장만 먹어봤지 바깥에서 사 먹은 건 처음이다. 솔직히 확 당기는 메뉴는 아니지만 그래도 배 나온 친구를 위해 건강식으로 결정했다.
담백 닭개장 먹을까, 얼큰 닭개장 먹을까

그녀는 이런 선택을 참 좋아한다. 같은 메뉴지만 담백한 것과 얼큰한 것이 나뉘어서 취향에 따라 선택해서 먹을 수 있는 것.
단구동 강변로에 있는 평양초계탕막국수 집의 닭개장이 그랬다. 담백한 국물과 얼큰한 국물을 골라 먹을 수 있어 맘에 들었다.
그녀의 친구는 사무실 직원들과 간간이 왔던 곳인지 이 집의 메뉴들을 소개하며 평소 얼큰한 국물은 많이 먹으니 담백한 닭개장을 먹어보라며 권유한다.
밋밋한 맛을 좋아하지 않는 그녀는 “국물 맛에 매콤한 맛이 좀 있어?”라고 물으니 맑은 국물이지만 먹어보면 매콤한 끝 맛이 있다며 주문을 대신한다.
청양고추와 후추 맛이 적당히 어우러진 국물 맛에 잘게 찢은 닭고기도 넉넉해 푸짐한 한 그릇이다. 다만 밑반찬이 콩나물과 김치뿐이라서 살짝 아쉬웠다.
더운 여름에는 보양식으로 초계탕에 막국수

이곳의 주메뉴는 초계탕이다. 그녀는 초계탕을 좋아하지 않아 평소 관심이 없었지만, 알고 보니 지역에서는 이 집이 초계탕 맛집이라고.
차가운 국물에 빠진 닭고기 맛을 선호하지 않았기에 이 집의 초계탕 맛이 어떨지는 짐작할 수 없지만, 맛집이라고 하니 그 맛이 살짝 궁금하긴 했다.
초계탕의 건더기를 다 먹고 막국수를 말아 먹으면 그만이라는 친구의 말에 “너 임신 8개월쯤 되면 한여름이니 그때 몸보신으로 초계탕 먹으러 오자”고 다음 약속을 기약하며 새로운 초계탕의 맛을 기대해본다.

최선예 기자 siawase88.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