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 김기자의 끼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맛있는 집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맛있는 집

by 운영자 2018.05.24

“이미 잘 알려진 맛집보다 숨은 맛집을 발굴하는 재미가 좋았다”던 백종원 씨. 모두가 잘 아는 맛집보다 본인이 만족할 수 있는 나만의 맛집을 찾는다는 그는 블로그에 검색된 맛집과 프랜차이즈 식당을 빼고 맛집 탐방을 해보라고 권했다.

소문난 맛집이나 SNS 과시용 맛집이 아닌 나를 만족시킬 수 있는 맛집을 찾으라고 덧붙였다. 요즘 맛집은 소비자가 키우는 것이 많다는 말에 동감했다.
식당을 선택할 때 무조건 인터넷 검색부터 하는 요즘, 그 방법이 그나마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최선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10년이 넘게 자주 찾아가던 카페를 가던 길에 식당이 하나 새로 생겼다. 그곳도 카페였던 걸로 기억되는데 어느 날 밥집으로 변해있었다. 정확히 언제부터 밥집으로 변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날 눈에 들어온 것은 유난히 많은 차량 때문이었다. ‘이 집이 이렇게 손님이 많은 집이었나?’ 의아해하던 찰나, 바뀐 간판이 눈에 띄었다. 식당 앞에는 이 집의 주요 메뉴가 적혀있었다.
카페 가는 길에 한번 들러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긴 연휴, 우연히 그 집이 떠올랐다. 황골에 자리한 ‘미가’라는 이름의 식당은 주차하기도 편했고 한적했다. 처음 와보는 식당이라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오삼불고기’를 주문하고 찬찬히 가게를 둘러보았다. 마을 주민으로 보이는 손님들이 이른 시간부터 소주를 한 잔씩 걸치고 있었다. 이어 아이들과 함께 찾은 가족들이 보였다. 잠시 후 반찬이 등장한다. 한 상 가득 차려진 반찬은 하나하나 감칠맛이 좋았다.
“와!” 기대 이상이었다. 인터넷에서 흔한 리뷰 하나 보지 못하고 들어선 식당이었는데 음식 대부분이 좋았다. 쌈 채소와 함께 등장한 오삼불고기는 이날의 주인공답게 매콤하면서도 맛있었다. 육질이 두툼하고 씹는 맛이 살아 있는 재료들은 신선함이 느껴졌다. 푸짐하고 맛깔나는 오삼불고기를 큰 상추에 넣어 된장을 콕 찍어 한 쌈 크게 싸 먹었다. 구수한 된장찌개까지 완벽했다. 생긴 지 오래되지 않아 홍보도 전혀 되어 있지 않고 아무런 정보 없이 왔는데 또 가게 될 것 같은, 단골 삼고 싶은 맛집이 되어버렸다.

김경주 기자 pool1004.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