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 김기자의 끼니

회냉면은 곱빼기가 진리

회냉면은 곱빼기가 진리

by 운영자 2018.05.17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얼음 동동 띄운 냉면, 막국수 등이 떠오르는 계절이 왔다.
여름 음식 중 제일 좋아하는 것은 단연 새콤달콤한 양념장이 올라가는 함흥식 냉면이다.
매운맛이 도는 냉면은 그야말로 ‘맛있게 맵다’의 정석을 보여준다. 매콤한 양념은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감칠맛이 있다.

무실동 오장면옥으로 갔다. 이 집에선 항상 회냉면을 주문한다. 새콤달콤 거기다 매콤하기까지 한 양념맛도 좋고 그 속에 숨어있는 회무침도 자꾸 생각나게 만드는 맛이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냉면양이 성인 여자가 혼자 먹기 알맞은 양인듯 보인다. 사실 만족스러운 양은 아니었다. 뭔가 한 젓가락 더 먹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살짝 남았다. 옆에서 갈비탕을 시킨 아이가 한 젓가락 달라고하면 괜히 아까운 마음마저 들었다.
그동안 나는 거의 모든 식당에서 1인분이면 족하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밥은 두 그릇씩 먹지도 않고 공기밥 하나도 다 비우지 않는 내가 냉면은 1인분이 작다고 느낀다. 먹고나면 더 먹을 수 있을 것만 같은 허전함이 느껴진다.

어느순간 ‘곱빼기’라는 아주 반가운 단어가 떠올랐다. 그 뒤로는 꼭 이 집에 가면 곱빼기를 주문한다. 냉면 사리 두덩이가 딱 들어가 있다. 정말 딱 2배의 면을 준다. 곱빼기를 주문하면 면을 2배로 먹을 수 있어 면으로도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다. 함께 간 아이들에게 한 젓가락씩 나눠 주고도 넉넉하게 먹을 수 있어 예민하게 굴지 않아도 된다. 역시, 회냉면은 곱빼기가 진리다.

김경주 기자 pool1004.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