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 김기자의 끼니

꽃샘추위 녹이는 따끈한 콩나물국밥

꽃샘추위 녹이는 따끈한 콩나물국밥

by 운영자 2018.04.26

며칠 전 비가 쏟아지던 날, 이미 봄은 왔지만 봄을 느낄 수 없는 날씨에 따끈한 국물을 찾게 됐다. 늘 먹던 고기 가득한 국밥 말고, 뭔가 가벼운 국물을 찾아 콩나물국밥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날이 날인만큼 식당 안은 따뜻한 국물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른들은 콩나물국밥, 아이들은 어린이 떡갈비를 주문하고 혹시 모를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부추전까지 시켰다.
저렴한 가격에 밥도 양껏 먹을 수 있어 가끔 오는 국밥집이다. 이 집 콩나물국밥은 뚝배기에 밥과 삶은 콩나물 등을 넣고 뜨거운 육수를 부어 말아낸다.
콩나물국밥은 특별한 맛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또 찾게 되는 특별한 맛이 있다.
찬은 깍두기와 오징어 젓갈이 나온다. 국밥에 넣어 먹을 날달걀도 하나씩 나온다.
깍두기는 아삭하고 국밥과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국밥이 나오면 달걀을 하나 깨뜨려 넣고 살짝 식기를 기다린다. 입맛에 따라 고추와 새우젓을 넣어 간을 맞춰 먹으면 된다.
보글보글을 넘어서 펄펄 끓는 콩나물국밥은 깔끔하고 시원한 맛을 자랑한다. 말간 국물임에도 매콤한 맛이 숨어있다. 깊은 국물과 아삭한 콩나물의 조화가 참 매력적이다. 콩나물 식감이 참 좋았다. 씹을수록 아삭함이 느껴진다.
뜨끈한 국밥에 오징어 젓갈 살짝 얹어 한입 먹으면 시원하고 감칠맛 나는 국물, 아삭한 콩나물, 짭조름한 오징어 젓갈이 입안에서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낸다.
어린이 떡갈비는 가격대비 양이 작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맛있게 먹었으니 그걸로 됐다.

꽃샘추위로 감자값도 오르고 이래저래 피해가 크다는데…. 뜨끈한 국물을 들이켜니 마음은 완연한 봄이 찾아온 듯하다.

김경주 기자 pool1004.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