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잘 익은 김치에 돼지고기, 생각만 해도 침이 고인다”

“잘 익은 김치에 돼지고기, 생각만 해도 침이 고인다”

by 운영자 2014.08.01

올여름 들어 주말 저녁 외식이 잦다. 집에 있으니 덥고 심심해서 자꾸 야외로 나가는 바람에 주말 저녁 집밥을 구경한 지 오래다. 메뉴걱정, 조리걱정을 덜어 편하기는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먹어야 하는 메뉴를 정하는 일은 늘 어려웠다. 그러나 가까이 사는 동생 가족과 함께 주말을 보내면서 저녁 메뉴 정하는 일이 쉬워졌다.
제부가 김치찌개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것 같다. “저녁 뭐 먹을까?”라고 물으면 “다 괜찮아요~”라고 답한다. 나 역시 그렇다.
이것저것 메뉴가 나오면, 이것은 이렇고 저것은 저렇고, 메뉴를 정하기 어렵다. 그럴 때 “김치찌개 먹자”고 말해주면 화색이 돈다. 나 역시 김치찌개를 좋아한다.
혹자는 “흔한 김치찌개를 돈 주고 사 먹느냐, 집에서 끓여 먹으면 될 것을…”이라고 말한다. 김치만 맛있으면 쉽게 맛을 낼 수 있는 것이 김치찌개. 하지만 식당에서 먹는 김치찌개는 특유의 깊은 맛이 있다.
지난 주말도 우린 김치찌개를 먹으러 갔다. 나는 알고 있었지만 동생네 가족은 몰랐던 김치찌개 맛집으로 갔다. 판부면에 있는 미주학당. 사실
이곳은 민속주점 분위기가 난다. 가게 안에는 오래된 물건과 책들이 눈길을 끈다.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두루치기와 김치찌개가 맛있는 이 집에는 술 손님이 많다. 우리처럼 술 한 모금 마시지 않고 돌쟁이 아기부터 9살 초딩까지 모두 4명의 아이와 함께 저녁을 해결하러 가는 손님은 드물다.
이 집 김치찌개는 심플하다. 김치와 고기, 두부 등 알맹이들이 빨간 국물에 소복이 담겨있다. 내용물이 많지도 않다. 하지만 일단 끓기 시작하면 입안 가득 침이 고이기 시작한다. 돼지고기는 살코기와 비계가 적당히 섞여 국물 맛을 한층 더 깊게 해준다. 시큼 매콤한 냄새가 확 풍겨 더 허기진다. 칼칼한 국물에 밥을 비벼 먹기도 하고 밥에 김치를 얹어 먹어도 좋다. 큰 밥그릇에 넉넉히 담긴 밥은 금세 바닥을 드러낸다.
김치 맛이 좋아서인가, 김치를 넣어 볶은 두루치기 맛도 좋다. ‘맛있게 매운맛’의 의미를 알 수 있는 두루치기는 고기와 김치, 콩나물 등을 매콤하게 볶아 밥과 함께 먹으면 이것 역시 밥도둑이다. 매운 것을 못 먹는 아이들을 위해 계란말이는 필수. 이번 주말, 우리는 또 맛있는 김치찌개를 먹으러 갈 것이다.

김경주 기자 pool1004.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