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탈스런 언니도 반한 '내장탕'
까탈스런 언니도 반한 '내장탕'
by 운영자 2014.05.13

밥하기 싫은 주말 저녁, 거르자니 섭섭하고 어렵게 어렵게 메뉴를 고른다. 한참을 고민하다 반가운 전화를 받는다.
“언니 저녁같이 먹자.” 가까이 사는 동생네 가족도 저녁 메뉴를 쉽게 고르지 못하고 함께 고민해보자는 뜻으로 전화한 것이다. 저녁 멤버에 ‘까탈스런’ 언니도 함께했다. 언니를 ‘까탈스럽다’고 하는 이유는 정말 까탈스럽기 때문.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고, 이것은 못 먹고 저것도 못 먹고…. 대단한 미식가라기보다 가리는 음식이 많다. 이런 언니가 나이가 들더니 조금씩 변하고 있다. 못 먹던, 안 먹던 음식을 ‘배우고’ 있다. 이제는 ‘알탕’도 먹는다고 한다. “영양만점 얼큰하고 시원한 알탕을 먹는 것이 대순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오징어를 제외한 거의 모든 해산물을 입에도 대지 않는 언니에게 알탕은 신선한 도전인 셈이다. 흔한 송어회도 입에 대지 않는다.
그런 언니 입에서 뜻밖의 메뉴가 튀어나온다. “‘내장탕’ 먹으러 가자.” 그야말로 ‘헐~’ 소리가 절로 나온다. ‘내장탕’을 우리 까탈스런 언니가 먹을 수 있다니…. 그 마음이 변하기 전에 우리 가족은 서둘러 ‘순용이네’로 향했다. 사실 나 역시 소한마리탕을 최근에 먹기 시작했고, ‘내장탕’은 처음이다. 언니가 먹는 음식이라면 나 역시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주문, 아이들은 맑은탕을 주문해 먹도록 했다.
신선한 재료만을 취급해서인지 냄새 없이 구수하고 얼큰한 것이 내 입에도 ‘딱’이었다.
맑은탕 역시 소고기 무국처럼 나와 아이들이 맛있게 먹었다.
언니와 내장탕을 먹으면서 세월이 흐르면 사람의 입맛이 변한다는 반가운 사실을 확실하게 느꼈다.
언니가 이제는 막창에 곱창도 섭렵했다고 한다. 결혼 전에는 한 식구로 같은 음식을 먹었지만 각자 다른 시간을 살며 입맛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서로의 취향을 고려하며 맛있는 음식을 소개하며 우리는 그렇게 다른 식구로 살고, 가끔은 같은 끼니로 식구의 연을 이어가고 있다. 언니와 함께 먹은 내장탕도 맛있었지만 같은 음식을 같은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더 맛있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김경주 기자 pool1004.blog.me
“언니 저녁같이 먹자.” 가까이 사는 동생네 가족도 저녁 메뉴를 쉽게 고르지 못하고 함께 고민해보자는 뜻으로 전화한 것이다. 저녁 멤버에 ‘까탈스런’ 언니도 함께했다. 언니를 ‘까탈스럽다’고 하는 이유는 정말 까탈스럽기 때문.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고, 이것은 못 먹고 저것도 못 먹고…. 대단한 미식가라기보다 가리는 음식이 많다. 이런 언니가 나이가 들더니 조금씩 변하고 있다. 못 먹던, 안 먹던 음식을 ‘배우고’ 있다. 이제는 ‘알탕’도 먹는다고 한다. “영양만점 얼큰하고 시원한 알탕을 먹는 것이 대순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오징어를 제외한 거의 모든 해산물을 입에도 대지 않는 언니에게 알탕은 신선한 도전인 셈이다. 흔한 송어회도 입에 대지 않는다.
그런 언니 입에서 뜻밖의 메뉴가 튀어나온다. “‘내장탕’ 먹으러 가자.” 그야말로 ‘헐~’ 소리가 절로 나온다. ‘내장탕’을 우리 까탈스런 언니가 먹을 수 있다니…. 그 마음이 변하기 전에 우리 가족은 서둘러 ‘순용이네’로 향했다. 사실 나 역시 소한마리탕을 최근에 먹기 시작했고, ‘내장탕’은 처음이다. 언니가 먹는 음식이라면 나 역시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주문, 아이들은 맑은탕을 주문해 먹도록 했다.
신선한 재료만을 취급해서인지 냄새 없이 구수하고 얼큰한 것이 내 입에도 ‘딱’이었다.
맑은탕 역시 소고기 무국처럼 나와 아이들이 맛있게 먹었다.
언니와 내장탕을 먹으면서 세월이 흐르면 사람의 입맛이 변한다는 반가운 사실을 확실하게 느꼈다.
언니가 이제는 막창에 곱창도 섭렵했다고 한다. 결혼 전에는 한 식구로 같은 음식을 먹었지만 각자 다른 시간을 살며 입맛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서로의 취향을 고려하며 맛있는 음식을 소개하며 우리는 그렇게 다른 식구로 살고, 가끔은 같은 끼니로 식구의 연을 이어가고 있다. 언니와 함께 먹은 내장탕도 맛있었지만 같은 음식을 같은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더 맛있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김경주 기자 pool1004.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