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발효의 미학’ 과메기

‘발효의 미학’ 과메기

by 운영자 2012.12.17

과메기란 말은 청어의 눈을 꼬챙이로 꿰었다는 뜻의 ‘관목청어(貫目靑魚)’에서 나왔다고 전해진다. 영일만 사람들은 ‘목’을 경상도 사투리로 ‘메기’ 또는 ‘미기’라고 불렀다. 여기에 ‘관’ 자가 앞에 붙어 과메기가 됐다는 것이다.
원래 과메기는 청어로 만들었고, 이는 어촌 주민의 주요 영양공급원이었다. 먹을거리가 풍족하지 않던 시대, 옛 조상은 청어를 부엌 천장이나 처마 밑에 걸어놓고 끼니때마다 한 마리씩 뜯으면서 겨울을 났다. 1960년대 이후 청어 어획량이 급감하자 과메기의 재료는 꽁치로 대체됐다.

과메기는 바닷바람에 말려 숙성시킨 생선회다. 쫄깃하면서도 꾸덕꾸덕한 독특한 맛으로 몇 해 전부터 겨울철 대표 별미로 자리매김했다. 경북 포항 구룡포는 과메기의 고향. 조선시대에는 신상품으로 선정될 정도로 그 맛을 인정받은 특산물이다. 3, 4일 동안 온도 영하 10℃~영상 10℃, 습도 10~40%, 10m/sec의 바닷바람을 맞아야 비린내가 심하지 않고 쫀득한 최고급 과메기가 된다. 예전에는 주로 청어를 이용해 만들었지만 최근에는 꽁치를 사용해 내장을 발라낸 ‘배지기’ 형태로 만든다. 구룡포 바닷가는 2월까지 과메기를 숙성시키는 덕장으로 진풍경을 연출한다. 윤기가 흐르는 과메기를 초장에 듬뿍 찍어 입에 넣었을 때 느껴지는 독특한 그 맛. 겨울철이 기다려질 만하다.
과메기는 미역이나 쪽파·마늘과 함께 둘둘 말아 초고추장에 푹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입안을 맴도는 달콤, 새콤, 매콤한 맛에다 쫄깃쫄깃한 게 감칠맛 난다. 과메기의 옛맛을 즐기려는 주민은 ‘통과메기’를 좋아한다. 이는 꽁치를 두 쪽으로 가르지 않고 통째로 말린 것이다. 과메기를 먹을 때도 칼이나 가위 같은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다. 손을 깨끗하게 씻은 뒤 과메기의 비늘을 벗겨 내고 손으로 살코기를 찢어 먹는 것이 제맛이다. 요즘 출시되는 대부분의 상품은 꽁치 한 마리를 두 쪽으로 갈라 숙성시킨 것들이다. 과메기를 고를 때에는 통통하고 살이 단단한 것으로 고르면 된다.
과메기는 2일에서 3일의 짧은 기간은 김치냉장고나 일반냉장고에 보관이 가능하고 그 이상 보관할 때에는 냉동보관 해두면 된다.

겨울 별미 과메기 영양과 효능
과메기는 말리는 과정에서 지방산, 핵산, 아미노산, 아스파라긴산 등과 같은 영양성분이 풍부해지면서 성장기 어린이와 여성의 피부미용에 좋다. 또한 콜레스테롤이 적고 고도불포화지방산인 EPA와 DHA 함량이 높아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어 심근경색과 뇌경색예방에도 좋다.
또한 비타민 E가 다량함유되어 노화예방에도 효과가 크고 시력회복에 좋은 비타민 A가 소고기보다 16배나 많은 우수한 상품이다.
꽁치에는 뼈를 튼튼하게 하는 비타민 D가 성인 1일 필요량의 3배 정도 함유되어 있으며 그 외에 칼슘, 인, 니아신 등의 각종 영양소가 많아 옛날부터 “꽁치가 나면 신경통이 들어간다”는 말이 있었다.

과메기 채소무침
재료 말린 과메기 5마리, 물미역 30g, 미나리 50g, 쪽파 3뿌리, 양파 1/2개, 깻잎 10장, 양념장(고추장·식초 3큰술씩, 고춧가루·설탕·매실청·다진 마늘 1큰술씩, 식초 3큰술, 통깨·참기름·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말린 과메기는 꼬리와 머리를 떼어내고 반으로 가른 다음 먹기 좋게 2~3등분한다.
2 물미역은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뒤 한입 크기로 썬다.
3 미나리와 쪽파는 4cm 길이로 썰고 양파와 깻잎은 굵게 채썬다.
4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5 볼에 말린 과메기와 채소를 넣고 양념장을 넣어 고루 버무려 낸다.

김경주 pool1004.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