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맛’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맛’
by 운영자 2012.03.21

맛을 이야기하는 것, 혀가 느끼고 미각이 동원된 일을 말로, 글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맛을 글로 말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소설을 통해 많은 음식의 다양한 맛을 표현한 소설가 김훈은 백석의 시 중 음식에 관련된 시를 묶은 시집의 추천사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맛은 육신과 정서에 사무친다. 먹을 때는 생활이고 먹고 싶을 때는 그리움이다. 맛은 관념이나 추상이 아니고, 먹는다는 것은 삶과의 맞대면이다. 맛은 삶에 대한 직접성이다. 맛은 설명되지 않고 다만 맛볼 수 있을 뿐이다.”
혀의 점막과 음식이 맞닿는 순간 느껴지는 그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좀 더 정확하게, 듣는 사람도 이 느낌을 느끼도록 표현하고 싶은데, 입 안에 넣었을 때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지는 그 맛을 어떻게 한 단어로 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럴 때 우리는 엄지손가락 치켜세우거나 ‘맛있다’라며 눈을 동그랗게 뜨거나 막연히 웃거나 점잖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러나 사람의 입맛이란 것이 사람의 생김새처럼 제각각이다. 그래서 어떤 이에게는 한없이 달콤하기만 한 맛이 어떤 이에게는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가끔 책을 보다 음식에 대한 묘사 부분이 꼭 그 음식을 맛보고 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또는 그 맛을 도저히 몰라 답답하고 안타까울 때도 있다.
황석영의 맛있는 세상이라는 책을 통해 그 두 가지 기분을 다 느꼈다. 이미 익숙한 음식에서는 마냥 군침을 흘렸고 멸치젓과 자리젓을 이야기한 부분에서는 안타까움만 느꼈다.
맛있는 세상 중 “더운 여름날 찬밥에 세 잎짜리 콩잎을 따다가 깨끗이 씻어서 멜첫(멸치젓) 한 마리 얹어서 앞니 끝으로 꼬리지느러미 잘라 뱉어내고 싸먹는 콩잎 쌈 맛을 잊지 못한다. 젓갈이라면 그 밖에도 게웃젓(전복내장젓갈)과 자리젓이 밥맛을 돋운다. 자리젓은 제주도 발음으로 자리젯이라고 해야 입안에 침이 고이는데 위에 나온 자리돔을 소금에 절여 식힌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멸치젓과 자리젓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먹어보지 못했으니 그 맛을 상상할 수도 없어 더욱 안타까웠다.
자리젯, 먼가 토속적이면서도 젓갈다운 짭짤한 맛이 느껴지며 밥 한술 크게 떠 살짝 올려놓고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우리말에는 맛을 표현하는 많은 말이 있다. 이상하게도 그 뜻을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대강 느낌, 그 맛을 어렴풋하게 알 것도 같은 말이 많다.
짭짤하다, 찝찔하다, 간간하다, 건건하다, 짐짐하다. 모두 짠맛을 표현하는 우리말이다.
제주산 젓갈에 ‘콕’
“맛은 육신과 정서에 사무친다. 먹을 때는 생활이고 먹고 싶을 때는 그리움이다. 맛은 관념이나 추상이 아니고, 먹는다는 것은 삶과의 맞대면이다. 맛은 삶에 대한 직접성이다. 맛은 설명되지 않고 다만 맛볼 수 있을 뿐이다.”
혀의 점막과 음식이 맞닿는 순간 느껴지는 그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좀 더 정확하게, 듣는 사람도 이 느낌을 느끼도록 표현하고 싶은데, 입 안에 넣었을 때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지는 그 맛을 어떻게 한 단어로 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럴 때 우리는 엄지손가락 치켜세우거나 ‘맛있다’라며 눈을 동그랗게 뜨거나 막연히 웃거나 점잖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러나 사람의 입맛이란 것이 사람의 생김새처럼 제각각이다. 그래서 어떤 이에게는 한없이 달콤하기만 한 맛이 어떤 이에게는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가끔 책을 보다 음식에 대한 묘사 부분이 꼭 그 음식을 맛보고 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또는 그 맛을 도저히 몰라 답답하고 안타까울 때도 있다.
황석영의 맛있는 세상이라는 책을 통해 그 두 가지 기분을 다 느꼈다. 이미 익숙한 음식에서는 마냥 군침을 흘렸고 멸치젓과 자리젓을 이야기한 부분에서는 안타까움만 느꼈다.
맛있는 세상 중 “더운 여름날 찬밥에 세 잎짜리 콩잎을 따다가 깨끗이 씻어서 멜첫(멸치젓) 한 마리 얹어서 앞니 끝으로 꼬리지느러미 잘라 뱉어내고 싸먹는 콩잎 쌈 맛을 잊지 못한다. 젓갈이라면 그 밖에도 게웃젓(전복내장젓갈)과 자리젓이 밥맛을 돋운다. 자리젓은 제주도 발음으로 자리젯이라고 해야 입안에 침이 고이는데 위에 나온 자리돔을 소금에 절여 식힌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멸치젓과 자리젓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먹어보지 못했으니 그 맛을 상상할 수도 없어 더욱 안타까웠다.
자리젯, 먼가 토속적이면서도 젓갈다운 짭짤한 맛이 느껴지며 밥 한술 크게 떠 살짝 올려놓고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우리말에는 맛을 표현하는 많은 말이 있다. 이상하게도 그 뜻을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대강 느낌, 그 맛을 어렴풋하게 알 것도 같은 말이 많다.
짭짤하다, 찝찔하다, 간간하다, 건건하다, 짐짐하다. 모두 짠맛을 표현하는 우리말이다.
제주산 젓갈에 ‘콕’

멜젓과 함께 먹는 보쌈이 맛있다
지금까지 다양한 보쌈을 맛보았다. 보쌈용 고기를 삶은 방식이나 재료에 따라 다양한 이름이 붙기도 하고 같이 먹는 재료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는 수가 허다하다.
오늘 맛본 보쌈은 보쌈을 찍어 먹는 장이 다르다. 기존의 쌈장과는 다르게 젓갈을 찍어 먹는다. 찍어 먹는다는 표현보다는 젓갈을 얹어 먹는다고 해야겠다.
단계동 북원초등학교 맞은편에 자리한 ‘제주보쌈명가(746-2657)’는 젓갈과 수육을 함께 먹는 식이다. 쌈장 대신 젓갈을 얹어 먹는 보쌈집이다. 반찬 역시 토속적인 맛이 좋고 구수한 미역국도 맛있다.
제주산 토속젓갈을 곁들인 돼지고기 보쌈을 상추나 깻잎 같은 채소와 함께 쌈을 싸먹는데, 그 맛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맛이 아니어서 그런지 좀 더 특별하게 와 닿았다. 멸치 속젓과 자리젓, 소라나 전복 같은 만나기 쉽지 않은 귀한 젓갈을 맛볼 수 있다. 깔끔하고 깊은 맛의 미역국도 기본으로 나와 식탁을 더 풍성하게 해준다.
보쌈 고기는 비법 육수로 삶아내 밑간이 된 듯 짭짤한 맛이 있어 젓갈을 많이 얹어 먹지 않아도 된다.
김경주 기자 pool1004.blog.me
지금까지 다양한 보쌈을 맛보았다. 보쌈용 고기를 삶은 방식이나 재료에 따라 다양한 이름이 붙기도 하고 같이 먹는 재료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는 수가 허다하다.
오늘 맛본 보쌈은 보쌈을 찍어 먹는 장이 다르다. 기존의 쌈장과는 다르게 젓갈을 찍어 먹는다. 찍어 먹는다는 표현보다는 젓갈을 얹어 먹는다고 해야겠다.
단계동 북원초등학교 맞은편에 자리한 ‘제주보쌈명가(746-2657)’는 젓갈과 수육을 함께 먹는 식이다. 쌈장 대신 젓갈을 얹어 먹는 보쌈집이다. 반찬 역시 토속적인 맛이 좋고 구수한 미역국도 맛있다.
제주산 토속젓갈을 곁들인 돼지고기 보쌈을 상추나 깻잎 같은 채소와 함께 쌈을 싸먹는데, 그 맛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맛이 아니어서 그런지 좀 더 특별하게 와 닿았다. 멸치 속젓과 자리젓, 소라나 전복 같은 만나기 쉽지 않은 귀한 젓갈을 맛볼 수 있다. 깔끔하고 깊은 맛의 미역국도 기본으로 나와 식탁을 더 풍성하게 해준다.
보쌈 고기는 비법 육수로 삶아내 밑간이 된 듯 짭짤한 맛이 있어 젓갈을 많이 얹어 먹지 않아도 된다.
김경주 기자 pool1004.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