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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창, 먹어봐야 맛을 안다

막창, 먹어봐야 맛을 안다

by 운영자 2012.02.28

막창은 조선시대 1567년 선조가 즉위할 때 축하의 뜻으로 백성이 새로운 음식을 만들자며 모여 막창을 이용해 음식을 만든 것이 처음이다. 막창을 맛본 왕이 맛있다고 하여 그 백성들에게 큰 상을 주었다고 한다.
대구에서 그 인기가 시작된 막창구이는 1970년대 초 막창으로 찌개를 끓였는데 찌개에 넣은 막창이 양념도 배지 않고 미끌미끌해 술안주로 맞지 않아 고민 끝에 연탄불에 구워 술안주로 삼았다고 한다. 막창구이를 처음 접한 사람들은 쫄깃쫄깃하고 고소한 막창을 소주 안주로 최고로 치며 끊임없이 찾게 됐다.
돼지막창과 소막창은 분명 다르다. 소와 돼지의 차이도 있지만 부위가 완전히 다르다. 소막창은 소 위의 이름으로 소의 4개 위 중 마지막 위를 말한다.
돼지막창은 돼지의 큰창자다. 작은창자가 곱창이다. 마지막 창자가 막창인 셈이다. 곱창보다 도톰하고 탄력이 있어 씹는 맛이 더 좋다. 육즙이 풍부하고 맛도 고소하다.
주머니 가벼운 서민의 음식이었던 막창이 이제는 애주가와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는 메뉴가 됐다. 이제는 돼지막창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도 제법 눈에 띄기 시작했다.

막창은 영양가 있는 음식

동의보감에 따르면 막창은 기가 허한 사람이 섭취하면 기를 보충할 수 있다고 한다. 칼슘 함량도 소고기보다 많아 수술 후 회복기 환자, 성장기 어린이, 수험생의 영양식으로 좋다. 콜레스테롤이 없어 다이어트시 영양보충으로 좋은 먹거리다.
또한 막창은 분해작용이 뛰어나 위벽보호, 알코올 분해, 소화촉진에 도움을 줘 술안주로도 좋다.

막창에 눈뜨다

“노릇노릇 잘 익은 막창을 입에 넣자 고소함과 쫄깃함이 절로 미소 짓게 한다. 입에 넣고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함은 더하고 담백한 육즙이 입맛을 자극한다.”
단구동에 자리한 천매골돼지곱창(766-9293). 입구부터 고소한 냄새가 진동한다. 생막창을 주문했다. 기본으로 콩나물국과 소스가 놓인다. 막창소스는 된장. 이게 정말 새롭다. 소스는 된장에 콩가루, 파, 고추 등을 섞어 막창과 함께 먹는 양념인데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막창의 고소함을 한껏 돋보이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또 참나물에 초장을 살짝 곁들인 기본찬도 나온다. 참나물과 막창을 함께 먹어도 좋다.
돼지막창을 제맛에 즐기려면 양념구이보다 양념 없이 생으로 구운, 참숯에 구운 게 좋다.
접시에 담긴 생막창은 전혀 먹음직스럽지 않다. 막창을 먹어본 적이 없었기에 막연한 거부감도 있었지만 불판에 옮겨진 막창의 지글거리는 소리와 고소한 냄새가 진동하자 젓가락이 먼저 반응을 한다. 노릇노릇하게 잘 구운 막창 한 점을 된장소스에 듬뿍 찍어 입 안에 넣고 씹자,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함이 배가된다. 육즙이 살아있는 돼지막창의 유혹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전혀 냄새가 나지 않고 고소함과 쫄깃함만이 입안에 맴돈다. 이 집 사장님만의 노하우로 숙성시킨 막창이라 야들야들하고 고소함이 좋다. 송송 채 쳐진 매운 고추와 실파, 토종 된장의 버무린 양념에 막창을 듬뿍 찍어 먹으면 맛있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씹을수록 고소하고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마저 맛있다. 막창도 막창이지만 정확히 설명할 수 없는 양념 맛이 기가 막히다.
여자단위 손님도 많고 아이들도 쫄깃하고 고소해서 인지 잘 받아먹었다.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외식으로도 좋을 듯싶다.

김경주 기자 pool1004.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