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퓨전짬뽕 VS 기본짬뽕 “넌 뭘 먹을래?”

퓨전짬뽕 VS 기본짬뽕 “넌 뭘 먹을래?”

by 운영자 2018.04.17

그녀의 먹성이 예전 같지 않다.
밀가루 퀸이었던 그녀의 위가 새삼 변덕을 부린다.
베스트 메뉴 1순위인 짬뽕을 싹 비우지 못한다는 사실에 그녀는 좌절했다.
지난달에 칼국수를 먹고 체한 것 때문인지 속이 계속 불편하다. 괜찮다가도 밀가루를 먹으면 더 그런 것 같다.
그런데 참 식성이란 게 먹을 걸 찾아도 밀가루만 찾게 되고, 속이 좋든 안 좋든 간에 먹는 게 밀가루 음식이다.
더욱이 그녀가 좋아하는 짬뽕은 거부할 수 없는 메뉴다.
지난주에는 친구가 짬뽕의 새로움을 보여주겠다며 무실동에 있는 브릭이라는 곳을 데려갔다.
일반 중국집과 다르게 퓨전 중식만 간단하게 파는 곳이었다.
짬뽕이 주메뉴로 차돌짬뽕, 크림짬뽕 같은 퓨전 짬뽕을 팔았다. 친구 말처럼 새로운 맛이었다.
그리고 이틀 뒤에는 자주 가는 단골집 단구동 쟈스민에서 매운 해물짬뽕을 먹었다.
예전 같으면 일주일에 짬뽕을 두 번을 먹든 세 번을 먹든 면은 물론 국물까지 싹 비우고 나왔지만 이젠 그릇 비우기가 힘들어졌다.
‘아, 위도 나이를 먹는구나. 이렇게 소화 기능이 떨어지다니…’
기본짬뽕, 퓨전짬뽕 둘 다 맛있는 짬뽕을 싹 비우지 못했다는 사실에 마음이 속상한 그녀.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시작해야 하나 싶어 괜히 마음이 무겁다.
맛있는 퓨전짬뽕
차돌짬뽕, 크림짬뽕~
“이런 짬뽕 먹어봤어?”

지극히 개인적인 그녀의 견해지만 뭐든 기본이 맛이 있어야 퓨전의 맛도 좋다. 기본이 별로인데 새롭게 변형한 메뉴가 맛이 있을 리 없다. 그래서 그녀는 퓨전 음식보단 원조, 기본메뉴를 더 선호한다. 이번에 간 브릭 역시 퓨전 짬뽕이라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주관적인 맛의 평은 “괜찮다”였다. 차돌짬뽕은 고깃 국물의 진한 맛과 적절한 매콤함에 전체적인 밸런스가 부드러워 좋았고, 크림짬뽕은 크림스파게티보다 푸짐하고 진한 소스의 맛이 괜찮았다. 둘 중 하나만 추천한다면 차돌짬뽕을 고르겠다. 짬뽕과 짜장에 빠지면 서운한 메뉴인 탕수육. 브릭의 인기 메뉴 중 하나가 바로 레몬탕수육이다. 이건 강추하고 싶은 메뉴다. 찹쌀 반죽을 입혀 튀긴 쫀득하고 바삭한 고기에 새콤달콤한 레몬소스가 뿌려진 레몬탕수육은 여자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맛이다. 꼭 한번 먹어보길 바란다.
단골은 영원한 단골
매운 게 당길 땐 매운짬뽕,
기본이 좋을 땐 그냥 짬뽕!

주변에 그렇게 많은 중국집이 있지만, 그녀가 언제나 찾는 집은 단구동 쟈스민. 이곳은 기본 짬뽕 맛에 해물의 양과 매운맛의 조절로 선택할 수 있는 짬뽕의 메뉴가 있어 좋다. 매콤한 걸 원할 땐 매운짬뽕, 해산물의 양이 많았으면 싶을 땐 해물짬뽕 등등. 그날 입맛에 따라 기본의 맛에서 약간의 것들을 추가해서 먹을 수 있다.
뭐, 항상 하는 말이지만 이 집의 짬뽕은 맛있다. 적당한 국물의 농도와 진함, 해물의 양도 괜찮고 면도 금방 불지 않아 좋다. 짬뽕밥의 국물은 짬뽕보다 찐~해서 밥 말아 먹기 좋고, 가끔 먹는 매운 해물짬뽕은 정신이 번쩍 들 정도의 매콤함에 먹고 나면 엔도르핀이 확 도는 것 같다.
기본도 좋고, 퓨전도 좋고~ “어떤 짬뽕을 먹을까?”
식탐만큼 따라주지 못하는 위의 기능을 탓하지 말고, 한입을 먹어도 맛있는 걸 먹으면 되지~ 앞으로는 양으로 아쉬워하지 말고, 질로 만족하자.

최선예 기자 siawase88.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