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아찌 하나만 있어도
밥 한 그릇은 뚝딱!

식당마다 벽에 붙은 메뉴판이 새것이다. 가격이 조금씩 올라 메뉴판을 새롭게 만든 집이 많다. 놀랍지도 않다. 갑자기 무장아찌가 먹고 싶어 황골에 자리한 고향집으로 갔다.

두부가 맛있는 이 집에 가면 꼭 무장아찌를 사온다.
무장아찌는 정말 밥도둑이다. 별다른 반찬 없어도 무장아찌 하나면 든든하다. 다행히 아이들도 무장아찌 맛에 반해 아이들까지 즐겨 찾는 반찬이다.
시골집 그대로인 식당은 점심시간이 되자 손님들로 넘친다. 방이 대략 8개 정도 인데 방 입구마다 손님들 신발이 가득하다. 두부집과 잘 어울리는 시골 농가다.

두부가 아무리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고는 하지만 매끼 고기를 찾는 아이들을 위해 삼겹살 두부전골을 주문했다.
몇 년 전 메뉴판을 그대로 쓰는 것을 보니 특별히 가격을 올리지 않은듯 싶다.
몇 년 전에도 저렴하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한 가격이다.

모두부와 순두부, 두부구이 등을 먹기도 하지만 이 집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단연 두부전골이다. 큼지막한 두부에 팽이버섯 마늘 파 등을 넣고 끓인 두부전골은 새우젓으로 간을 해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주문을 끝내자 드디어 밑반찬이 식탁에 오른다. 묵은나물과 오이지, 총각무, 묵은지, 고추장아찌와 무장아찌. 두부와 잘 어울리는 소박한 반찬들이다. 하지만 맛은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오랜 내공이 느껴진다. 두부전골이 채 끓기도 전에 이미 밥공기의 반은 비어있다.

식당 마당에는 물에 담긴 콩이 늘 있다. 이것만 봐도 식당에서 직접 두부를 만들어 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등산객 몇몇은 닭볶음탕과 막걸리를 주문해 먹었다. 연신 맛있다, 맛있다고 하는 소리를 들으니 다음엔 닭볶음탕도 한번 맛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산하며 무장아찌를 사 왔다. 집으로 돌아와 반찬 통에 옮겨 담아 냉장고에 넣으니 왠지 모를 든든함이 느껴진다.

김경주 기자 pool1004.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