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보쌈 쟁반국수 그리고 된장국

보쌈 쟁반국수 그리고 된장국

by 운영자 2017.12.21

된장국

요즘은 식당마다 송년회를 하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한다. 송년회는 아니지만 생일을 맞은 부모님을 모시고 보쌈집을 갔다.
시끌벅적한 송년회를 대신해 간소한 홈파티를 여는 등 자신만의 공간에서 조용히 파티를 여는 모임이 대세라고 하는데. 식당을 보니 꼭 그렇지마는 않은 것 같다.

시끄러움 속에서도 사람들은 다들 각자의 일행과 대화를 이어나갔다. 이런 상황을 두고 칵테일파티 효과라고 했던가. 여러 사람의 목소리와 잡음이 오가는 속에서도 본인이 흥미로워하는 이야기에는 귀 기울일 수 있다는 현상 말이다.
일찍 예약했음에도 방은 오래전 예약이 끝났고 넓은 홀만 자리가 있다고 했다.
식당 안은 모임을 하는 단체손님들로 시끌벅적 했다.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정신없이 먹은듯했다.

사람 많은 식당, 사람이 많은 시간대를 피하려고 노력하지만 연말연시는 어쩔 수가 없다.
식당에서 보쌈을 먹는 것은 정말 오랜만인듯했다. 가지런한 보쌈고기에 돌돌 말린 김치, 심심한 된장국, 파김치까지 음식 맛이 좋아 번잡함을 잠시 참을 수 있었다.
부드럽고 담백한 돼지고기를 돌돌 말린 김치, 무말랭이와 함께 한입 크게 먹고 구수한 된장국 한 숟가락 떠먹으면 궁합이 딱 좋다.
보쌈도 맛있지만 조금 자극적인 듯 입맛을 돋우는 쟁반국수도 좋다. 보쌈과 함께 주문한 쟁반국수는 돼지고기와 함께 쌈으로 즐겨도 맛이 좋다. 느끼함없이 깔끔하게 마무리하는데 쟁반국수는 필수다.
또 보통의 된장과는 다른 된장도 좋았다. 보리 등 여러 가지 잡곡이 들어있는 된장은 일반적인 보쌈집에서 주는 찍어 먹는 된장과는 달라 잡곡의 맛이 된장의 짠맛을 줄여주고 훨씬 더 고소함을 느끼게 해줬다.
테이블마다 녹색 소주병이 가득한 걸 보니 술안주로 좋은 듯했다.

한 번쯤은 시끌벅적한 송년회보다 조용히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한해를 돌아보고 회포를 풀 수 있는 송년회를 즐겨보는 것도 좋을 텐데….
올해 모임은 무조건 조용히, 맛있는 음식과 함께해야겠다고 다시 한번 마음을 먹게 됐다.

김경주기자pool1004.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