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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을 못 해도 둥둥 뜰 수 있는, 죽음의 바다 사해

수영을 못 해도 둥둥 뜰 수 있는, 죽음의 바다 사해

by 운영자 2014.04.30

86개국을 여행하면서 세상 속 많은 강, 바다, 호수를 다녔지만, 수영도 못하고 물을 무서워하는 내게는 단지 눈으로만 감상 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일 뿐이었다. 그러나 내가 가만히 있어도 물이 나를 띄워 주는 곳이 있다면 어떠하겠는가? 그럼 수영을 해 볼만 하지 않겠는가? 이런 기적을 만들어 주는 곳이 바로 사해(Dead Sea)다.
이스라엘과 요르단 사이에 있는 사해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육지로 해저 400m에 위치해 있다. 사실 바다가 아니라 호수이지만 그 크기가 바다 같이 크기 때문에 사해(死海)라고 한다. 보통 바닷물 염도보다 5배 높은 염도로 미생물조차 살 수 없고, 돌에는 물이 말라서 붙어 있던 소금 덩어리만 보일 뿐이다.
요르단 수도 암만(Amman)에서 약 1시간 남짓 달리면 도착한다. 가는 방법은 택시 대절(25JD, 약 3만9,750원) 또는 로컬 버스(1JD, 약 1,590원)를 이용 할 수 있으며, 엄청난 가격차이 때문에 배낭여행객들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로컬 버스를 타고 간다. 사해로 들어가는 입구는 극과 극의 두 곳. 한 곳은 파라솔과 샤워시설 등이 잘 갖춰진 유료입장. 다른 한 곳은 뙤약볕을 피할 수 없고, 또르르 물이 흐르는 이동식 샤워 부스 등의 시설이 열악한 무료입장. 가난한 배낭여행객에게는 사해를 공짜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니, 나는 생각의 여지없이 공짜로 사해를 즐길 수 있는 무료입장으로 향한다.
사해를 오기 전, 사람이 물 위에서 헤엄도 치지 아니하고 둥둥 떠서 신문을 보고 있는 모습의 사진을 보았다. ‘과연 이 사진은 진짜 존재하는 것일까?’라는 의문과 호기심을 가졌는데, 드디어 그 답을 해결 할 시간이 왔다. 신문지 한 장을 들고 걸어 들어가 살포시 드러눕는다. 물이 무서워 겁을 먹고 몸에 힘을 주기 보다는, 사해에 몸을 맡기고 살포시 힘을 빼고 드러누우면 사해 밑에서 나를 받쳐주는 듯이 편하게 누울 수 있다. “우와! 진짜 뜨네? 신기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며 나도 사진 속 주인공처럼 책보는 모습으로 사진을 남긴다. 그리고 물 안에서 직립 보행도 해보고, 엎드려 물살을 느끼기도 하고, 어떤 자세를 취해도 절대 가라앉지 않는다. 혹시나 해서 맛도 보지만, 사해의 명성에 먹칠을 하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짠 맛이다.
사해 속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면, 이제는 밖에서 머드로 또 다른 즐거움을 즐길 시간
이다. 사해 주변에 있는 머드에는 오랜 세월 동안 광물질이 농축된 자연 미네랄이 풍부해서 피부에 상당히 좋다고 한다. 이런 신비한 사해의 체험과 머드 체험을 할 수 있는 사해는 관광객들에게 과연 죽음의 바다인가, 죽여주는 바다인가! 수영을 하고 싶은데 물이 무서운 사람, 아무리 노력해도 가라앉는 사람, 이런 분들에게 사해는 에메랄드 빛 캐리비안 해안이나 푸르른 대서양의 바다보다도 물을 즐기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싶다.

요르단 사해 여행 Tip
- 소금 결정체 및 돌들이 날카로워 샌들 및 아쿠아슈즈 필히 착용
- 사해의 물이 눈에 들어 갈 경우, 심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음.
- 몸에 상처가 있는 사람들은, 입수 시 심한 따가움과 간지러움 발생
- 멋진 사진을 위해 신문지 or 책은 필수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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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세계 여행가 이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