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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 하는 맛, 네가 좋아 하는 맛

내가 좋아 하는 맛, 네가 좋아 하는 맛

by 운영자 2017.11.07

내가 좋아
하는 맛,
네가 좋아
하는 맛

한겨울을 향해가는 요즘, 날이 춥다. 날씨 탓일까.
아니면 몸뚱이 탓일까.
컨디션이 계속 안 좋다.
요 며칠 몸살 기운에 아드님의 시중을 건성건성 들어줬더니 대뜸 하는 말이
“엄마는 언제 몸이 건강해져?”라고. 미안한 마음에 쓴웃음 한번 날리고
오늘은 몸보신을 위해 외식을 하자고 제안한다.

“네가 좋아하는 맛은 뭐야?” 하니 씨~익 한번 웃고는
싱크대 선반 위에 있는 군것질거리를 가리킨다.
“됐다! 요~녀석.”
우리, 네가 좋아하는 맛, 내가 좋아하는 맛을 즐기며
컨디션 회복을 해보자.

아들은 역시 달달한 맛을 좋아하고, 엄마는 건강한 맛을 좋아한다.
우리 건강한 맛의 메뉴로 점심을 먹고, 달달한 맛으로 후식을 먹자.
외출을 위해 바깥 날씨를 보니, 기분 좋게도 햇살이 쨍~하니 마음에 쏙 든다.
나가자! 너와 나의 맛을 즐기러.
건강식은 역시 채소 가득!
고기를 과감하게 제치고 보릿고개로~

손님이 워낙 많기로 소문난 곳, 보릿고개.
특히 행구동에 사람이 많이 몰려 갈 때마다 되돌아왔었다.
그래서 우린 흥업에도 보릿고개가 있다는 얘길 듣고 그곳으로 갔다.
일부러 점심시간을 살짝 피해 1시쯤 가니 붐비지 않아
금방 자리를잡을 수 있었다.
“엄마 여기 뭐 파는 집이야?”
“네가 싫어하는 채소!”
“악~~” 얼굴을 찌푸리는 아들을 보고 피식 웃고는
“여기 보리밥정식 주세요!” 역시나 나물반찬만 담긴 소쿠리를 보고는
“난 이런 거 싫은데” 라며 표정 어두워지는 녀석.
“기다려봐. 네가 좋아하는 고기도 있어”
뒤이어 도토리무침에 우렁이초무침, 청국장, 녹두전까지 한 상 거하게 차려진다.
마지막으로 아드님을 위로할 들깨삼계탕 등장.
하지만 들깨가 들어간 삼계탕은 처음 먹어보는데 과연 좋아할까.
선뜻 내키지 않아 하는 녀석에게 일단 한입 먹어보라고 권유한다.
“어? 맛있네~” 생각보다 괜찮은 맛에 만족하니,
들깨삼계탕을 바로 앞에 놓아준다.
“넌 들깨삼계탕 실컷 먹어. 엄마는 보리밥에 나물 넣고 비벼 먹을게.”
들깨 삼계탕만 먹던 녀석이 녹두전도 한입 먹어본다.
이것도 맛이 괜찮은지 아무 말 없이 한입 더 먹는다.
“엄마, 여기 건강한 맛집 맞네!”
단맛의 최고 조합
달달한 케이크 한입, 따뜻한 핫초코 한입

보통 아이들이 좋아하는 단맛은 사탕, 젤리 같은 불량한 군것질이
대부분. 네가 좋아하는 단맛을 사주겠다고 하니 당연히 이런 불량한
군것질을 생각했겠지만 이번엔 아니다.
엄마가 널 위해 준비한 단맛은 핫초코와 조각 케이크.
캬~! 보기만 해도 입안에 단맛이 퍼지는 것 같다.
따뜻한 핫초코에~ 부드러운 케이크.
“어때? 사탕의 단맛보다 이런 단맛도 괜찮지?”
엄마의 말은 듣지 않고 본인 얘기만 한다.
“이건 아이스티랑 다르고, 이건 식빵보다 달지?”
하하, 참 재미있는 녀석이다.

최선예 기자 siawase88.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