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조 래빗

조조 래빗

by 운영자 2020.02.06

코미디, 드라마, 전쟁
타이카 와이티티
스칼렛 요한슨, 로만 그리핀 데이비스, 타이카 와이티티, 토마신 맥켄지
2월 5일

조조래빗은 감독의 참신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영화는 시종 유쾌하고 경쾌한데, 나치로 인한 참상을 적나라하게 다룬 다큐멘터리보다 더 효과적으로 나치의 잔인함과 당시 이들에게 학대받던 유대인의 모습을 비춘다.
영화는 2차 세계대전 말 패망을 앞둔 독일의 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열 살 소년의 시선으로 전개한다.
엄마 로지(스칼렛 요한슨)와 단둘이 살고 있는 10살 소년 조조(로만 그리핀 데이비스)는 독일 소년단에 입단하지만, 담대함을 보이기 위해 토끼를 죽이라는 선배의 말에 안쓰러운 토끼를 놓아준다. 그후 겁쟁이 토끼라는 의미의 ‘조조 래빗’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이후 불의의 사고를 당하고 몸이 불편해진 조조는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그때 우연히 집에 몰래 숨어 있던 미스터리한 소녀 엘사(토마신 맥켄지)를 발견하고 변화를 맞는다.
영화는 조조의 성장 이야기다. 그 성장 과정을 통해 나치의 실체를 고발한다. 극의 초반 10살 소년 조조는 나치의 실체를 모른다. 상상의 친구 ‘히틀러’는 외로운 그에게 가장 친한 친구다. 그런 그에게 나치는 정의 자체고 그의 세계관 전부다.
하지만 우연히 만난 엘사와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그의 신념은 자연스럽게 무너진다. 그를 통해 상상 속의 세상, 환상 속의 나치에서 실제 세상, 현실의 나치를 깨닫게 되는 과정에서 영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영화의 주제는 단순히 나치를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된 혐오 문제까지 다룬다.
영화 속 조조가 엘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혐오에서 사랑으로 변모한다. 혐오 문제 대부분은 특정 집단에 대한 선입견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데, 혐오의 주체들은 대상을 잘 모르기 때문에 맹목적으로 꺼리고 싫어하기 마련이다. 우리 사회에서도 몇 년 사이 난민, 이민자, 동성애자, 여성에 대한 혐오의 시선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이슈들이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