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힘을 내요, 미스터 리

by 운영자 2019.09.05

<장르> 코미디, 드라마
<감독> 이계벽
<출연> 차승원, 엄채영, 박해준
<개봉> 9월 11일

‘아이 같은 아빠 철수(차승원)가 어른 같은 딸 샛별(엄채영)과 예상치 못한 여행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소개 문구다. 이 한 줄 때문에 부녀의 이야기만 다룬 것으로 보여질 수 있다.
하지만 영화에는 큰 반전이 있다. 관람 전과 후의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유쾌한 웃음과 묵직한 감동을 동시에 안긴다. 탄탄한 서사와 섬세한 연출력, 배우들의 열연이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영화 럭키(2016)로 관객 700만명을 모은 이계벽(48) 감독의 신작이다. 신라의 달밤(2001), 선생 김봉두(2003) 등 한국 코미디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끈 차승원(49)이 주연했다.
철수는 동네에서 제일가는 칼국수 맛집의 수타 달인이다. 우월한 외모, 근육질 몸매이지만 정신지체가 있다. 어느날 갑자기 딸 샛별을 만나면서 그의 평화롭던 일상은 무너진다.
샛별은 백혈병으로 투병하고 있다. 자신처럼 아픈 친구에게 특별한 생일선물을 주고 싶어서 병원을 몰래 빠져나온다. 철수는 그런 상황을 모른채 무작정 샛별을 따라나선다.
그 길로 두 사람은 예정에 없던 여행을 떠나게 된다. 철수네 가족에게는 비상이 걸린다. 철수의 동생 영수(박해진)와 장모 희자(김혜옥)는 부녀를 찾느라 전전긍긍한다. 이 과정에서 펼쳐지는 좌충우돌 에피소드가 웃음을 자아낸다.
어찌보면 진부할 수도 있는 가족 이야기다. 그런데 막상 보고나면 감동받지 않을 수 없다. 부녀의 에피소드에 시간여행을 촘촘히 덧입혔다. 극의 중심은 현재이지만 과거와 어우러지면서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철수의 작은 기억들을 하나씩 짚어간다. 신파적 눈물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끝내 관객을 울린다.
추석연휴에 가족과 함께 보기 좋을 영화를 찾는다면 ‘힘을 내요, 미스터 리’를 추천한다. 공감하면서 작품의 깊은 여운을 느낄 것이다. 가족의 의미, 인생의 행복 등을 생각케 만드는 수작이다.